요즘의 일상

2005. 3. 16. 09:48★ 부부이야기

      아침에 일어날때 어깨가 너무 무겁고 뻐근해서 어깨 움직이기가 수월하지가 않다. 손가락 마디마디와 손바닥 관절이 연일 욱씬거린다. 오른손 깨끼손가락과 왼손엄지손가락은 이젠 관절염이 걸린 사람만큼이나 아파서 생각날때마다 손가락 마디를 주무르고 펴주기를 한다. 오늘까지 하면 밤까는 일로 받을수 있는 돈은 겨우 7만5천원... 그래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그 일을 하고나서 나는 많은 잡념들이 조금이나마 사라졌기 때문이다. 화가 나도, 울화가 치밀어도 그 일은 해야 하기때문에, 할당된 양의 일은 분명히 약속한 날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집안일에 너무 부지런해졌기 때문에 계속하고 있다. 집안일을 미루는일이 싸악 사라졌고, 아이들의 취침 기상 시간이 아주 규칙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잃는것보다 얻은게 더 많다는 결론을 얻어서 나는 이 일을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할 생각이다. 초등학생이 된 보미는 잘적응을 해가고 있는듯하다. 11시반이면 집에 도착해서 이른 점심을 먹고 피아노를 치러 간다. 그리고 오후 2시면 돌아오고, 작은아이도 2시반이면 돌아온다. 그리고 두어시간 숙제와 컴퓨터를 번갈아가면서 한다. 그리곤 나와 함께 시장을 보고 저녁을 준비해서 먹고 동화책 한권씩을 읽고 8시반이면 무조건 침대에 눕게 한다. 아이들의 잠든 다음에 들어오는 남편은, 술을 마시지 않는날엔 늘 책2,3권을 빌려오고, 나는 그 옆에서 밤새 밤을 깐다. 어젯밤엔 남편이 내가 읽을 소설책도 한권 빌려왔다. 보지도 않는 텔레비젼은 켜놓은채 그렇게 남편은 책을 읽고, 나는 가끔 혼자서 남편을 향한 말을 몇마디 하면서 밤을 깐다. 요즘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오늘 아침에도 재활용쓰레기를 버리고 왔다. 입고 간 롱코트가 이젠 칙칙하고 무겁게 느껴진다. 세수도 하지 않는 맨얼굴로 나서면서도 그런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아줌마로 변해 있는 나를 본다. 나를 따라 낑낑대며 무겁지 않는 박스를 들고 걷는 작은아이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언니를 만나 반가워라 하면 뛰어간다. 보미는 오늘 아침에도 친구를 만나 학교에 가기 위해 아침 8시20분에 집을 나서면서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를 나와 남편을 향해 던지고 갔다. 아직도 그 인사하는것도 내가 시켜야지만 하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보미! 언제 커서 중학생이 되고 여고생이 되고, 엄마인 나의 관심을 귀찮아 할 날이 오게 될까? 여느 날보다 조금 출근이 늦은 남편이 어제 오늘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한다. 날다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윌을 마시게 해주고 있다. 헛개나무 끓인 물 한잔도 챙겨준다. 김치찌게에 들어간 고기를 먹지 않는 남편이다. 되도록이면 육류는 피하겠다고 말하는 남편보고 쓸웃음이 난다. 그러고나서, 내가 그리 살뜻히 나름대로 남편 건강 챙겨줘봤자 폭음 한번 하고 나면 아무 소용없는걸.......... 하루에 한번씩 빨래를 하게 된다. 오늘부터는 밤도 4키로만 받던걸 5키로씩 받아서 하기로 했다. 저녁시간도 지루하지 않고, 손가락이나 어깨가 아파서 남편이 붙히던 파스 하나를 얻어서 어깨가 붙혔지만 그래도 밤시간에 할일이 있어서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덜 지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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