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퉁이 성격

2009. 12. 11. 21:24★ 나와 세상

 

 

목욕탕에 가면 귀퉁이 자리를  일부러 찾아서 두딸들과 함께 앉아서 때를 벗기는 것은 그 귀퉁이 자리가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지금껏 목욕탕을 이용하면서 전신거울에 내 몸을 비춰보는 용감한 행동을 해본적은 단한번도 없었다.

밖에서 외식을 할때도 늘 구석지 자리를 찾아서 앉으려고 애쓰는

웬만하면 남눈에 틔지 않으려 애를 쓰며 살고 있다.

밖에서 혼자서 밥을 혼자서 먹은 적은 지금껏 살면서 한번도 없는것으로 기억되며 그런 행동은 평생동안 못할것 같다.

늘 그렇게 어떤 공간에 들어서면 귀퉁이 자리를 선호하며, 남들의 눈에 제일 띄지 않는 구석지 자리를 찾아드는 소심하고 자신감이 결여된 부분을 아주 많이 간직하고 있는 아줌마로 존재하고 있다.

예전의 지나치게 사람들의 낯을 가리는것에 비하면 지금의 나의 성격은 많이 호전되었다 할 수 있으나 여직 그렇게 혼자하는것엔 어떤일이든 어색해하고 있으며, 구석지, 외진 공간 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옛날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큰아이의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 무지하게 걱정하고 있으며 무척이나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엄마인 나의 지나친 윽박지름으로 지금의 성격이 형성되었을진데도 그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어린 시절 나의 내성적이고 말없는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게  너무 싫다.

머릿속에서는 늘 큰아이의 그런 성격을 다독거려서 보듬아주고 그럴수록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줘야지 하는데도 현실에서는 작심 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너무 많은 엄마이다.

꾸중을 들을때조차도 큰아이는,  조용하게, 말없이 반항어린 말한마디 하지 못하고 닭똥같은 눈물만 흘리면서 아주 아주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큰딸내미의 모습이 나를 더 화나게 하며

가끔씩 그런 딸의 모습은 나를 미치게도 만든다.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는것 같긴 하지만 내맘에 안드는 친구를

사귀고는 있지만 좋은  엄마인척 하기 위해 겉으로는 간섭을 하지 않기도 했었다.

옛날 어르신들의 자식농사만큼은 맘대로 안되다는 말이 요즘 들어 귓전에 자주 맴돈다.

 

 

 

 그런 성격이면서도 사이버를 통한  블러그에 이런 저런 나의 관한 많은 것들을 글로 올리는 심리는 내게 존재하는 허영심때문이며, 이중적이기도 한 성격의 소유자인지도 모르겠다.

나 이런 사람인데 그런대로 참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는것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방면의 전문적인 지식도 없으며 그저그런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이 18인치 모니터안에서는 내가 편안함을 느낄수 있기 때문에,하찮을수도 있는 글을 아주 열심히 6,7년을 넘게 올리는 일을 멈추지 않고 하고 있다.

외롭기 때문이며,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마음도 존재하며, 현실에서는 사람을 만나 직접 애기하는것 자체엔 자신이 없으며, 돌아서서 혹시 내가 말실수는 하지 않았을까?

걱정을 매번 하는 번잡스러움이 싫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내 애기를 싶어하며, 남의 살아가는 모습에 아는척 관심을 가지고 싶지만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하기엔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 사이버공간에서 편암함이 좋아서 아는것 별로 없는 아줌마인 내가 오랫동안 주제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을 글로 나열하면서 가슴의 허허로움을 달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컴수업을 들으면서 사진들을 나름대로 편집을 해서 올리면서 혼자서 흐뭇해하고 있다.

동생은 사진들은 올리지 않기를 충고한다. 세상엔 그런것조차 이용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할수 있다면서~

이제까지 DAUM View에 글을 송고해보는 일도 며칠전에 시도해봤다.

이제 까지 그런것이 있다는것을 몰랐다가 모과님 블러그에 들렀다가 한번 글을 송고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그로 인해 유일하게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이 공간에서마저도 상처를 받을까 걱정도 되었고,

여느 블러거들과는 다르게 나의 글을 너무 허접하고 너무나 극히 사적인 내 주변 애기들뿐 글이라서

관심도 없을수도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비웃음을 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시도하지 않았는데,

그냥 그래도 한번은 해보자 하고 글을 5편 송고해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 내 블러그를 클릭하면

송고했던 글들중에서 어릴때 사진을 올린 그 글로만 이동을 하는 탓에 적응이 안된다.

어쩌면 나는 입ㄴ 글을 송고한것을 멀지 않아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드는 소심하고 움츠려드려

하는 마음을 우선은 접기도 하고 시간이 되는대로, 이전처럼 그냥 쓰고 싶은 잡다한 애기들의 글을 일단은

계속 써서 올려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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