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은 보물이예요.

2010. 1. 13. 08:05★ 아이들 이야기

 

 

 "내몸은 보물이예요! 내 몸은 아기를 낳을수 있는 소중한 몸이예요!"

이젠11살이 되는 작은아이가 7살 유치원생일때 내게 한 말이다.
그 말을 하던날에 유치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고 했었다.
모르는 아저씨가 이쁘다고 만지려고 하면

" 안돼요. 제몸은 보물이예요. 싫어요!"
그렇게 다부지게 앙칼지게 소리를 지르라고 선생님이 말했다고
그 작은입으로 야무지게 말하던 작은아이 모습이 생각난다.
딸만 둘 가진 엄마로서 이 험한세상이 더 무섭기도 하고
시대가 변한것에 맞춰 보조를 맞춰서 딸 아이 성교육도
현실적으로 잘 가르쳐야 하는데 어떤 정도까지 알려줘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남편의 축구모임 사람들의 술자리에 대리운전을 하러

13살이 되는 큰딸내미를 데리고 함께 갔었다.

그 모임 사람들은 얼굴을 대부분 아는터고 큰딸내미 보미도 그 중에서

몇몇 아저씨들과도 안면이 있는터였다.

그 날은 유난히 보미보고 이쁘다고, 다리가 길고 이뻐서 나중에 꼭 모델을 시켜보라면서 텔레비젼에서도  몇번 얼굴을  본적이

있는 엑스트라로 일하고 있다는 중년의 아저씨도 자리를 했었고, 모은행 본점 지점장으로 있다는 회원 부부도 그날 따라

보미의 외모에 관한 칭찬을 오바스럽게 접대용 멘트를 날려 주는것이다.

그러더니 13살이 되는 보미에게, 키는 여느 성인 여자와 같은 160 이 넘는 여자애를

자신의 무릎에 앉으라고 손을 잡아 끄는 그 일행중의 한 남정네의 모습을 보고 나는 기겁을 했었다.

안면도 있었고 그들 부부들에겐 아들만 둘인데다가 두 아들 모두 대학생이라는것을 감안하고, 그래서 어린 초등학생인

보미 나이 또래 아이를 이뻐하는 마음으로 하는 행동이라고 해도 딸 가진 엄마인 나는 , 그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황이 요즘 같은 세상이 아니었다면 정말로 순수하게 우리 보미가 이쁘고 귀여워서

그러겠지 하고 받아 들이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엔 딸 가진 엄마인 나 손발이 오그라들정도로 기겁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화들짝 놀래면서 직설적으로 절대로 안된다고는 거절을 못하고 우리 보미를 대신해서,  워낙에

숫기도 없고 내성적이라서요.. 하고 간접적으로만 거절을 하게 됐었다.

원래가 숫기도 없고 그런 자리에 엄마 아빠가 곁에 있어서 아빠 눈치만 보던 보미는 쭈삣거리기만 하는거다.

그런 자리에서 아무 말 없어 가만히 앉아만 있는 남편은 워낙에 친하게 지내는 형님이라서 그런다지만

그런 남편에게 그리고 정말로 사심 없이 그런다쳐도 다 큰 몸을 가진 보미를 자신의 무릎에 앉히려는

그 남정네도, 그 아내라는 여인네도 정말로 정상인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돌아오는 차에서 우리 부부는 보미에게 다시 한번 재차 강조를 했다.

엄마 아빠가 곁에 있어도 그런것 전혀 개의치 말고 그런 어른이라도 당연히 거절을 해야 하며,

그 어떤 남자 어른이라도 니가 이쁘다고 무릎에 앉으라고 하거나, 팔을 만지는 일 따위를 가만히 냅두면 안된다고 확실히 못을 박아서 따끔하게 말해주었다.

어쩌면 그 부부들의 마음은 정말로 순수했을수도 있다.

아니 그랬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진다.

잘은 모르지만 그사람들이 어떤 의도가 있어서 우리 보미를 무릎에 앉히려고 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세상은 변했고 딸을 가진 엄마로서 그런 남자 어른들을 보면 내 딸이 먼저 걱정되고 그런 의도들하곤 상관없이 무조건 아빠가 아닌 모든 남자들이 내 딸의 몸을 만지는것은 걱정이 된다.

나도 내 남편도 아이들을 막 이뻐라 하는 어른측엔 들지 않는어른으로 존재한다.

우리집 애들 말곤 안아주거나 귀엽다고 쓰다듬어준적도 없는 사람들이다.

동생의 딸내미가 5살일때도 나는 "이모가 우리 혜원이가 이뻐서 그러는데 이모가 혜원이 한번 안아봐도 될까?"

하고 물어 본 다음 안아줬을만큼 나는 내 아이가 아닌 아이에겐 쉽게 스킨쉽을 행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서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내 아이가 아니면 선뜻 손도 가지 않게 된다.

내 두동생들 키와 비슷해질만큼 몸이 크고 있는 보미이다.

시어머니보다도 키는 크다. 시누들과도 키는 똑같다.

여직 초경을 시작하진 않았고 너무 말라서 키만 큰 보미이지만, 점점 성장할수록 딸을 엄마로서 요즘 같은 세상엔 도대체

어떻게 자신을 단지 이뻐하는것과 성추행하는것을 구분하라고 가르쳐야 할지 난감한 부분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