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3. 06:37ㆍ★ 요리, 블로그, 컴퓨터
부부싸움을 하다보면 남자들이 더 유치할수 있다는것은 아주 오래전에
경험을 통해 아주 잘 알고 있었던 나였다.
블러그에 이런저런 나의 소소한 일상의 애길 올리면서 블러그를 유지해오고 있다.
남편 또한 이런 나의 모습에 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으며,
어쩌다가 내가 좀 게으름을 피면서 글을 올리는것은 쉴려고 하면
사람이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면서(난 누구와도 날마다 글쓰겠다는 약속을 한적이 없는데)
늦잠이라도 잘려고 하면 일어나서 얼른 블러그 글 올리라고까지 했던 남자였다.
그로 인해 블러그의 관한 얘기도 나눌수 있는 부부가 될수 있었다.
자신의 과거의 잘못한 과오들의 글에 대해서도 반박을 전혀 하지 않았고,
되려 수년전에 남편과 치열하게 싸우던 중, 내가 주먹을 잘못 휘둘러서(실수였음)
자신의 눈두덩을 1주일넘게 시퍼렇게 멍들게 한 애기도 올리라는 글의 소재까지 제공해주기도 했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요즘에는 도통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것 같다.
엊그제, 술마시고 자정 너머 들어온 남편에게, 내가 전화도 하지 않고 늦은것에 대해
전화 한통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갑자기 현관앞에 놓여져 있던
쌀가마니를 아직 안치웠다고 신경질을 내면서 나의 게으름을 트집 잡기 시작했다.
(친정엄마가 40키로 쌀을 보내주셨는데 쌀독에 붓고 남은것은 베란다에 옮겨야 하는데 아직 못했다)
"저런것도 사진 찍어서 올려야지! 왜 저런것은 안올려?"
"자기가 얼마나 게으른지도 솔직하게 올려야지, 왜 안올려? 음식솜씨 없단 애기도 썼어?"
하고 툴툴거리더니 나의 단점 이것저것들을 지적하면서, 그런 나의 나쁜점들도 다 블러그에다
올리라고 하면서, 블러그에다 나의 진짜 모습보다 조금이라도 과장을 해서 그럴싸한
사람으로 포장을 하는건 아니냐면서 그럼 자기가 다 댓글로 고발하겠단다. ㅎㅎㅎ 귀여운 서방이다.
그리곤 방으로 들어간 남편, 문을 빼꼼히 열어보더니 엄마 눈치 보는 아이 마냥 실실 웃음을 날린다.
하하하~ 아마 우리 서방, 댓글 한줄 작성하려면 10분 이상 투자해야 할거다...^^*
내가 남편을 쥐잡듯히 잡지도 않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한테 큰소리라도 한번 치고나면
슬그머니 마누라 눈치를 보면서, 내가 진짜 화가 났는지를 제일 먼저 살핀다.
알았다고 대답하고 근래 들어 내가 정리정돈을 안해서 어지러놓은 흔적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했다. 내가 어제 오늘 이틀동안 우리집에서 안치운 흔적들을 다 찍어서
블러그에 올리겠다고, 그리고 나, 음식솜씨 없다는것도 글로 썼고, 성질머리도 더럽다는 얘기도
썼고, 가계부정리랑 기록하는 습관 말곤 그다지 좋은점 없다는 얘기도 다 썼다고 대답해줬다.
에이.... 또 왜 그래...라면서 소주 냄새 풍기며 흐흐거리는 남편 말을 듣고
그래, 이것도 내 블러그 글의 소재로 쓰면 되겠다 싶어서 이틀동안만 집안 정리하는것을
미뤄도 집구석이 어떻게 되는지 나도 알고 싶어서 카메라에 어지러진 집구석구석을 담아봤다.
화장대 정리도 이틀 안했더니 저 모양이다. 빨아 놓은 양말도 개지 않고 바닥에 그대로 있다.
지난주에 종강한 일본어 교재도 김치냉장고위에 올려 놓고 1주일이 지났음에도 그대로다.
남편이 가져온 수입캔맥주라는것도 가져온지 1주일이 넘었음에도 여직 가져온 그대로다.
술이라는것이 애주가들에겐 반가운 선물일수 있지만 내 손에 오면 애물단지가 될때가 많다.
'★ 요리, 블로그, 컴퓨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난히 피곤했던 주말 오후에 나를 감동하게 해준 어느 블러거분의 선물 (0) | 2010.04.17 |
---|---|
배경을 없애고 그림만 파오는 포토샵수업을 복습해보면서... ^^* (0) | 2010.04.14 |
블러거라는 이름을 달고 이런 선물도 받았습니다. (0) | 2010.03.29 |
11살난 둘째딸이,분노심으로 고열에 시달리다. (0) | 2010.03.25 |
블러그로 인해 비상금의 존재가 탄로나다 (0) | 2010.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