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언니 같기도 하고, 밥집 같은 이웃들이 두명 있다

2010. 6. 16. 06:00★ 나와 세상

 

 

취나물을 뜯으러 다녀온 동네 두언니가 나를 불러서 저녁을 먹였다.

집된장에 취나물에 쌈싸먹는것을 너무 좋아하는 내 식성을 잘 아는 언니들이다.

뭔가 맛난 음식을 하면 나와 아이들을 불러 먹일려고 애쓰는 고향언니들이 둘 있다.

그 언니 둘이 없으면 나는 지금도 이웃이 하나 없는 아줌마로 살고 있을것이다.

가끔씩 소주잔을 기울이며 사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밤새서 부업일을 함께

하기도 했던 언니들이며, 내가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 어린내 두딸들을 씻기고

입히고, 우리집을 오가며 내가 출근하면서 깜박한 가스불을 꺼주기도 했던

친동기간처럼 나에게는 너무 많은 정을 나눠준 고마운 이웃의  언니들이다.

이 두 언니를 통해서 그나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아줌마들과의 안면도 조금이나마

익힐수 있었고, 그 언니들이 연구대상이라 불릴만큼 나란 아줌마의 독특함마저도 이해해주고,

어떤 일이 있을때마다 나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이웃들이다.

 

 

 

 

아쉬운게 있다면 그 언니들과 함께 내가 술잔을 기울일수 없다는것이다.

집에서 소박한 안주에 막걸리나 소주를 한잔 할때에도 대화에 낄수는 있으나

그 분위기에 취하지는 못해서 가끔씩은 그 언니들에게 미안함마저 갖게 된다.

보미야, 이럴때는 한잔 해라.... 라는 말을 듣고도 난 술로는 안풀어

라는 무뚝뚝한 거절을 하던 나를 여태 그 언니들은 뭔가 먹거리가 생기거나

게장을 담구거나 삼겹살을 구워 먹을때마다 나와 아이들을 불러 저녁을 먹인다.

나이는 한두살 터울인데 내 살림하는 모양새나 세상 살이 하는것 보면 늘 어설프다고

생각하며, 아직도 살림을 소꿉놀이 하는것처럼 한다고 생각하는 언니들이다.

때로는 충고의 말로, 때로는 위로의 말을 건네 주던 참 마음 따뜻한 이웃들이다.

그런 언니들과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햇수로는 7년이 넘었다.

얼마전에는 그 언니들이 나에게 싸준 음식들을 담았던 그릇들을 채워서

언니들에게 주려는 마음에서 2시간 넘게 음식을 만들어서 그언니 집에  갖다 주었다.

저녁 준비하지 않게 하려고 오후 4시부터 준비했는데도, 참으로 먹을것도 없는

반찬들 서너가지 준비하는데도 나는 그렇게 2시간 넘는 시간을 음식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는 너무나도 느린 손을 가진 주부였다.

제육볶음과, 오이 무침 그리고 고등어 조림과 콩나물이 내가 준비한 전부였다.

그리고 남편이 가져다 놓은 일본 정종을 챙겨서 고향언니집에 들렀다.

흠.... 정종은 오줌 같다면서 소주만 즐기는 언니들인것은 알지만 집에 있는 술이

이번에는 그것밖에 없어서.........이번엔 우리집에서 흔하게 보이던 복분자도 없었다.

내가 이런 이웃들에게 늘 받기만 하는것을 언제즘이면 갚을수 있을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