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9. 06:00ㆍ★ 나와 세상
언니, 나 쌍까풀 수술 할까?
나보다 두살 적은 동생이 얼마전에 전화로 내게 물었다.
우리집 세자매는 어려서부터 눈에 쌍까풀이 없었다.
다들 대단한 미인의 얼굴을 가진 처자들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살았다.
그로 인해 늘 고모들에게 아빠를 안닮아서 우리 조카들은 인물이 별로 없다는 말을 해서,
세딸을 세상에서 제일 이쁜줄 알고 혼자 키우셨던 울 엄마의 속을 뒤접어 놓으시기도 했었다.
그런 우리 자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눈이 움푹 들어가고 워낙에 살집 없는 탓에
막내와 나만 저절로 속쌍까풀이 생겨났는데 제일 인상이 부드러운 둘째동생만 여전히 쌍까풀이 없다.
결혼 16년차인 둘째는 평생동안 귀를 뚫어서 귀걸이도 해본적도 없는 그런 아줌마로 살고 있다.
용인 동탄 신도시 43평 아파트에 사는 둘째는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알뜰한 주부로 잘살고 있다.
그럼에도 화장품도 맨날 샘플이나 쓰고, 외출을 해도 화장도 기본 화장도 잘안하고,
귀걸이 같은것은 이날까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여자로 살고 있다.
막내와 나는 편두통을 없애준다는 낭설에 귀를 뚫어서 귀걸이는 하고 산다.
그렇게 전혀 외모에 관심이 없는 둘째가 2,3년전에 눈썹 문신이라는것을 했었다.
눈썹이 옅어서 늘 눈썹만은 그리고 다녔던 동생이 그게 귀찮아서 눈썹 문신을 큰맘 먹고 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쌍까풀이라니..... 동생이 아무래도 마음이 허전한가 보다 짐작해봤다.
내 주변 사람들중에도 성형수술을 한 사람들이 꽤 있다.
보톡스라는것도 성형에 속하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성형에 속한다면
생각보다 내 주변에 성형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많은듯 하다.
쌍까풀은 기본이요, 나이 든 아낙들중에서, 특히 나처럼 얼굴에 워낙 살이 없어
더 없어보이는 사람들은 보톡스를 주사하고 코와 입사이의 팔자 주름을 땡겨주는 수술을 권한다고 했었다.
나와 큰시누도 함께 보톡스라는것을 맞아 볼까 하는 잡담을 나눈적도 있었으니 이제 성형수술은
그다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것이 아닌것인듯 싶다.
언젠가는 2년만에 만난 어떤 부인이 예전보다 더 젊어지고 이뻐져서 마음이 편해졌나보다
짐작했더니 내 서방님이 척 보면 모르냐고, 땡기고 집어 넣은것을 보면 모르겠냐고 했다.
남자인 남편이 여자인 나보다 더 척 보면 금방 알수가 있다고 했다.
가슴 확대 수술이라는 주제로 우리 부부가 성형에 대한 농담어린 대화를 나눈적도 있었다.
더 이상 나도 성형수술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기에는
내 주변 가까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성형수술을 하고 있다.
물론 나란 사람은 죽을때까지 성형이라는것을 경험하지 않겠지만, 세상 살다보니 어떤 일이든간에
절대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 법이라 하니 알수 없는 법이다.
이제는 남들 앞에서 성형 수술 하는것, 정말 반대야 라는 내 솔직한 의견을 말하는게 어려워진다.
우리집 두아이들도 연예인들이 나오면 얼굴이 이쁘네, 이쁘네 라는식의 말을 하기도 한다.
갈수록 외모지상주의 세상으로 변해가고 그로 인해서 외모가 이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재능이 발견되기까지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성공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세상인듯 하다.
근래 들어서는 미인 미남이 아니어도 성공을 하는 연예인들도 많이 생기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젊은 아이들을 보면 외모를 굉장히 중요시 사고방식은 여전해 보인다.
요즘 아이들중에 안이쁜 아이들은 없으며,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사춘기 아이는 없는듯 하다.
얼굴이나 외모가 절대로 중요한게 아니다, 얼굴 이쁘고 늘씬하면 뭐하냐 머리에 *만 들어 있으면 그건
그사람을 더욱 추하게 보이며 더 멍청하게 보이는거다라고 소리치면서, 어려서부터 나는 두딸들에게
여자라고 외모에만 신경 쓰고, 외모 가지고 뭔가를 이득을 보려는 한심한 짓꺼리는 절대 하면 안되고,
성형을 해서 뜯어 고친 얼굴로, 외모 가지고 돈버는 직업을 갖는것은 수명이 너무 짧으며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허영심만 차게 되고, 겉모양만 좋아라 쫓아댕기는 머스마들은 다 쓰잘데기 없으며, 그런 놈들은
더 이쁜 여자 보면 홀라당 넘어갈 넘들이라고 가르치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그런 무식한 엄마였다.
외모가 특출나면 손해 될것은 없지만 어쩔때는 이쁜 외모가 되려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도 강조했었다.
딸을 가진 엄마로서,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둔 엄마로서, 점점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것들이 진짜로 다른데는 신경 덜 쓰고 외모 치장하는데만 신경을 쓰는 골빈 처자들로 자라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될 정도로, 세상이 너무 외모에 비중을 많이 주는쪽으로 변하는것 같을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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