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7. 06:00ㆍ★ 부부이야기
조금 늦은 출근을 하는 남편의 차를 얻어타고 사능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구리에 있는 모보험회사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해서 간만에 외출을 했다.
여름 샌달을 신고, 여름정장이 없는탓에 있는 옷중에서 그나마 제일
깔끔해 보이는 검정색 바지에 하늘색 반팔남방 옷차림으로 버스로 갈아탔다.
버스기사분들의 친절함이 좋아졌다고는 느끼고 있지만 여전히 운전습관
만은 아직도 거칠다고 느껴지는 버스안에서 몇번이나 심한 요동을 느끼면서
흔들거려야만 했다.
지금도 버스를 타면 앞좌석들과 중간좌석은 자리가 나도 앉질 않는다.
텅텅 비어 있지 않는 이상은.
새로 버스에 올라타는 어르신들이 있으면 어차피 일어나야 번거로움이 귀찮아서다.
가장 뒷자리에 자리가 처음부터 비어 있었지만 버스안에서 서 있는게 편해서
그렇게 웬만하면 나는 버스든 지하철이든 자리에 앉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지럽고 식은땀이 흘러도 어른신들이 많이 타는 오전 시간에는 의자에 앉질 않는다.
서너정거장 갔을때,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아줌마가 내리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가 서 있는 출입구쪽으로 나오는데, 갑자기 버스기사분이 핸들을 급하게 꺾는 바람에
그 여자분이 내 왼쪽 엄지발가락을 뽀쪽한 구두앞굽으로 치게 되었다.
순간이었지만 심한 통증에 찌르르 아픔이 느껴졌지만, 꾸욱 참았다.
버스정류장에 급하게 내리르랴 내 발을 밟은 아줌마는 자신이 내 발을 밟은것도
모르는것 같았고, 그정도 가지고 아야, 하고 소리를 지를 정도로 나는 용감한 아줌마는 못된다.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느낌으로 그분도 내 발을 쳤다는것도 모르는것 같았기 때문에...
그런데 그 여자분이 내리고나서부터 발톱이 너무 아파서 비틀거리면서 버스 가장 뒷좌석에 가 앉았다.
그리곤 왼쪽 발톱을 확인해보니 피가 묻어 있었다. 아픈것보다는 챙피했다.
아픈것도 아픈거였지만 그 보이는 피를 닦는것이 나에게 더 급했다.
가방안을 뒤져보니 늘 가지고 다니던 휴지도 없고 손수건도 없다.
옆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을 돌아다보니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다.
흠... 망설이다가 카메라 꺼내서 사진을 찍고 나서 내릴때까지 발가락을
움츠리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절뚝거리면서 버스에서 내렸다.
상처는 크지는 않는것 같은데, 상처가 깊은지 시간이 갈수록 아려왔다.
늘 그랬다. 나란 사람은,,,,,,
집에서도 상처가 나면 통증보다는 피가 나서 상처를 소독하는것을 더 귀찮아 했으며,
상처가 크게 나도 나는 내가 느끼는 아픔보다는 주변 사람들 눈을 더 의식하는 사람이었다.
특히 밖에서는 그런 증상이 더더욱 심해서, 내가 느끼는 아픔보다는 남들눈에
내 상처가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더 애를 쓰는 그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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