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3. 06:18ㆍ★ 부부이야기
어머님의 치과 치료를 위해 120만원이라는 경비가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선뜻 다만 얼마라도 보태드리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시댁에 머무는 이틀동안 그 이야기를 열번즘은 어머님으로부터 들었음에도
내 입에서는 그럼 저희가 얼마라도 보태드릴께요. 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매달 시어머님의 보험료를 비롯해 30만원가량 지출되는것도 우리에겐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다음달 초에 또 시할아버지 기일이다. 그럼 2,30만원 정도의 경비가 또 지출될것이다.
이번엔 시누가 이사를 했다고 해서 어머님을 모시고 시누 가족과 함께 외식을 했다.
시누집에 들러 화장지와 음료수를 사들고 갔고 시누 두 아들들에게 만원씩 용돈만
줬는데 그 경비가 20만원이나 들었다.
그런데 어머님 치과 치료비까지 보태야 한다면 또 나는 예전처럼 현금서비스를 받아야
하거나 대출을 받아서 시어머님을 봉양해야 하는 꼴이 된다.
그리곤 그 경비를 갚기 위해서 두딸들 학원을 다 끊어야 하고, 서너달동안은 우리 가족
전체가 굶어야 할 판이다. 그러니 어머님의 욕심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우린 이번에도
못난 고개 숙인 장남내외가 되어야 했다.
끊임없이 치과 치료 이야기를 하시는 어머님으로 남편은 고개 숙인 아들이 되어야 했고,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할수 없는 무뚝뚝한 며느리가 되어야 했다.
결론은 미혼인 막내시누가 혼자서 어머님의 치과치료를 카드로 10개월 할부로
해주기로 했다는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고 죄지은 며느리가 되었다.
2004년도부터 어머님이 내 두딸들에게 5천원 만원씩 주신 용돈들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 놓은 어머님 명의로 된 통장이 있으니 그 돈으로 보태시라고 했지만 그돈은
내후년에 어머님 칠순때 또 다른 어머님 적금통장과 함께 주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님이셨다.
효도,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누가 그랬던가? 요즘 효도엔 돈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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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딸들이 방학을 하니 아침부터 괜히 바빠진다.
영화도 보고 싶고, 어딘가로 놀러도 가고 싶다고 말하는 딸들이다.
당최 어딜 돌아다니는것을 질색하는 엄마로 인해 두 딸들의 정서가
메말라질까봐서 이번 여름방학때는 영화도 3편을 보여주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화요일, 두딸들과 함께 영화를 봤다.
나와 남편은 "파괴된 사나이" 를 봤고 두 딸들은 "슈렉 완결편"을 봤다.
영화관람권과 그리고 극장 가면 필수적으로 먹게 되는 팝콘과 음료수,
그리고 이번주말에는 또 어딜 갈건지를 물어보는 딸아이들.
부모 노릇 하는것에도 돈은 꼭 필요하다는것을 절절이 느낀다.
어제 두딸들과 올4월에 개관한 도서관에 가기 위해 오후에 나섰다.
큰딸이 엄마도 여름옷 한벌 좀 사라고, 맨날 고모가 준 옷만 입지 말라고 하면서,
화장도 좀 이쁘게 하라고, 엄만 이쁘지도 않으면서 옷도 안사고 너무 꾸미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내가 입고 다니는 옷 90%는 전부 막내시누가 입던 옷들이다.
이상하게도 결혼을 해선 내 옷이나 화장품 같은것을 돈주고 사는것은 웬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고, 이제는 내 옷을 산다는것 자체가 어색하기만 하다.
매년 큰아이는 옷을 사야 한다. 작년에 입었던 옷은 올해는 못입는다. 작아서...
한창 키가 크고 있기 때문에.... 어제도 집에 오면서 면티 하나만 사달라고 말하는 큰딸.
그러면서 엄마도 이번엔 옷좀 사 응? 그런다.
지금 이 상횡에 내 옷을 사입는다면 정신나간년이겠지 생각하게 된다.
샌달도 발가락이 아파서 한컬레 사고 싶다는 마음은 있으나, 멀쩡한 샌달을
물집 생긴다고 버릴수 없으니 망설이게 된다.
그리곤 밖에서 일하는 남편의 반판 티셔츠를 한벌 더 사야 하는데 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몸에 좋지 않는 먹거리인데도 도서관에서 먹어 보고 싶다는 컵라면을 아이들에게
사주면서 부모 노릇 하는데도 돈은 필수적이구나를 생각했었다.
이런 마음 갖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변하고 마는게 아줌마인가 보다.
자식노릇도
부모노릇도
돈이 있어야지만 제대로 할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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