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다른 엄마들이랑 참 다른것 같예..

2010. 8. 12. 06:00★ 아이들 이야기

 

 

                                                               

 

 

 

" 엄마는 다른집 엄마들이랑은 많이 다른것 같애 "

어젯밤에 밤늦게 까지 두딸들이랑 이부자리에 누워서 잡담을 하다가 큰딸이

문득 이런 말을  하길래 내가  이유를 물어봤다.

다른집 엄마들은, 학교 다닐때 자기가 공부 지지리도 못했다는 말을 딸한테  하지 않는대.

딸들이 자기를 무시할까봐서... 다른집 엄마들은 전부 공부를 아주 잘했거나

혹은 너처럼 공부를 안하진 않았다고 말한대.. 근데 엄만 공부못했다고 말하잖아.

다른집 엄마들은 음식 만들어서 해줬는데 자식들이  맛없다고 하면

그럼 먹지마, 라고 하거나 해주는대로 먹어! 라고 하면서 막 화를 내면서 기분 나뻐한대.

근데 엄마는 우리들이 엄마 음식솜씨  없다고 맛이 없다고 해도

그래 엄만 참 음식솜씨랑 공부 하는 머리는 부족한것 같예 라고 하잖아.

요즘엔 엄마가, 잔소리만 조금 안하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인것 같예..

엄만 그리고 자기가 잘못을 하면 우리한테도 미안하다고 하잖아.

다른 엄마들은 안그런다는데.. 엄마가 잘못해도 아이들에겐 절대 사과안한다고 하던데..

그리고 엄만 우리들한테 우리가 물어보면은,  친구랑 수다떤 애기들도 다 해주고,

블러그로 알게 된 아줌마들이랑 아저씨들 애기도 다 해주잖아...

엄마가 수다스러운것은 사실이어도 우리들한테만 수다스럽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얌전한 사람처럼 행동하잖아. 그걸 혜미가 배워선 내숭이 심한거잖아.  낄낄낄...

 

 

 

               

 

 

 

엄만 참 못생겼어. 아빠처럼 잘생긴 남자가 엄마를 좋아해서 쫒아다녔다는게 참 안믿어져..

엄만, 주부 경력 10년 넘었으면서도 할머니 집 갈때 만드는 제사  음식 말고는  별로 잘하는 음식도 없잖아.

엄마는 공부도 못해서 영어랑 수학은  우리보다 더 못하잖아...

집안 청소는 엄청 잘하지도 않으면서 밖에 나가면 쓰레기 줍고 식당가서 그릇들 치워주고 하면서

착한척 하고 그러는것도 옛날에는 좀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우리가 따라하고 있어..

옛날에는 엄마가 우리보다 아빠를 더 좋아했는데 요즘엔 아빠보다 우리들을 훨씬 더 좋아하는것 같애.

엄마,  우리들한테 돈 번것 다 투자하지 말고 꼭 노후 대책 세워야해! 알았지?

내가 커서 돈벌면 엄마 아빠 용돈을 줄수 있지만 엄마 아빠한테 돈을 아주 많이 줄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알았지?

우리한테 다 투자했다가 우리가 훌륭한 사람 못될수도 있는데 그럼 우리한테 투자한 돈 너무 아깝잖아! 알았지? 꼬옥~

왜 서울 할머니는 맨날 엄마 앞에서 돈이야기를 하는거야? 그게 돈 달라는 소리지?

나도 옛날에는 서울 할머니 좋았는데 지금은 할머니 집에 가는것 싫어.

할머니 집 가면 엄마가 할머니집 하녀 같아서 싫어. 맨날 엄마 설거지 하고 맨날 주방에서 일을 하잖아.

할머니가 하는것은 자기집이니까  자기가 하는것은 당연한거잖아.

그리고 아들이 보고 싶으면 가끔씩은 할머니가 우리집에도 와도 되잖아. 왜 맨날맨날 우리들만 할머니집에 가야 해?

왜 시골할머니집에는 자주 안가면서 서울 할머니집에만 자주 가는거야?

나도 나중에 결혼하면 신랑집에만 자주 가고 우리집에 못오는거야? 만약 그러면 난 그런 남자랑은 안살거야.

나는 엄마처럼 살고 싶지는 않아. 엄마 그리고 세상은 너무 착하게 사는것 안 좋은것 같예.

엄마도 이제부터는 엄마 옷도 사입고 그래, 엄만 촌스러우니까 내가 엄마 옷 골라줄께..

나중에 내가 화장이랑 머리하는것도 배워서,  내가 엄마 머리랑 화장도 이쁘게 해줄게..

요즘엔, 뚱뚱한 엄마보다는 마른 엄마가 더 좋아. 그리고 엄마도 화장하면 쪼끔 이뻐 보일때도 있어.

지금은 엄마가 아빠보다 훨씬 더 편해. 하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아빠가 더 좋아.

그건 미안해.... 근데 난 이상하게 아빠랑은

대화를 한적은 진짜로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아빠가 더 좋아. 이상하지?

 

그렇게 나는 어젯밤에 (그전에도 그런 수다떠는 시간은 많았지만)

마루에 두딸들과 나란히 누워 이런 이야기들을 딸들에게 들으면서

이제 13살 11살인 딸들이랑 딱 수준이 맞는 수다를 떨고 있는 엄마인 나...

딸을 둘 낳은것에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새삼 했었다.

그리고 딸들을 위해서도 좀더 나은,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