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3. 06:00ㆍ★ 부부이야기
보미가 3살, 혜미가 내 뱃속에 있을때,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았지만 아침 8시즘에 집을 나서면 거의 대부분을
술에 취해 새벽에 집에 들어오는 남편을 둔 나로서는,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6,7시가 되면 남편 들어올 시간이 됐다고 아이 손을 잡고 종종걸음을 치며
시장 보러 가는 아내들의 모습이 가슴 저리도록 부러웠다.
보미가 9살, 혜미가 7살, 남편과의 다툼도 절정에 이루고 온갖 사건들을 겪으면서,
한달 걸러 이런 저런 부업들을 해보면서, 돈을 벌기 위해 애를 쓰던 그때에는,
아침이면 아이 손을 잡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이 끝나면 아이들 손을
잡고 집에 함께 들어오는 엄마들의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웠다.
그래서 그런 그때에, 내게 우연히 찾아온 3교대 직장에 별다른 대책없이 취업을 했었다.
보미가 13살, 혜미가 11살인 지금, 이른 출근 늦은 퇴근을 하는 남편을 맞이할때
전처럼 가슴 설레여 하며, 두딸들의 옷들을 새로 갈아 입히고 나도 핏기 없는 얼굴에
립스틱을 칠해 남편을 예쁘게 맞이하는 행동은 전혀 안하는 아내로 변해 있다.
술취해 들어오는날이면 이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남편을 맞이하는 날이 많아졌으며,
일하는 아내도, 남편 저녁 준비를 위해 마트 가는 아내의 모습에 부러움을 갖지 않는 아내로 변해있다.
부부사이도, 늘 노력하고, 사랑이라는 감정도 서로가 노력하며 가꾸면서 살아야 한다고
부르짖으며, 결혼 10년을 넘게 살고도 남편은 나에게 세상에서 유일무일하게 내 가슴을
가끔씩 설레이게 하던 남자였으며, 그런 설레임을 가질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던 아내였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남편을 정말 돌같이 보고 있는듯 하다.
건강을 위해 건강식품을 챙기고 밤늦게 퇴근한 남편에게 드믄드문 저녁밥상
차려준것 말곤 남편을 위해 하는 노력이 거의 없는듯 하다.
예전 퇴근하는 남편을 웃게 하려고 두 딸들과 함께 꽃단장을 하고, 집안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유치한 장난을 치던 그런 아내였던 내 모습이 새삼스레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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