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체력을 가진 아줌마도 부지런해질때가 있다

2010. 8. 24. 06:00★ 부부이야기

 

 

 

 

부실한 체력을 핑계로 늘 만사에 게으름을 피는 주부일때가 많다.

자주 체하고, 더울때는 더워서 헉헉대고, 추우면 몸이 좀 찬 나는 더 추위를 많이 탄다.

이런 부실하고 약한 몸둥아리를 가진 내가 잔뜩 몸을 추스리며 강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내 주변,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아프거나 병이 나면 나도 모르게 내가 아픈것을 까먹게 된다.

 

 

입원해 계신 친정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하면서 이번주에 동생이랑 내려가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1주일에 두번정도 시어머님에게 전화를 드리면 여기저기 아프시다는 소리를 하시면 들어드린다.

수십번 말해야지만 어머님에게 전활 하는 무심한 아들인 남편에게, 제발 어머님에게 안부전화 좀 해!

며느리 전화랑, 아들 전화랑은 의미가 다르거든...아들이 어머님에게 드리는 안부전화도 내가 챙겨야 한다.

 

 

 

 

 

 

만성적인 위염으로 늘 속이 불편해서 쉬는 시간에 빌빌 대던 때에, 직장을 다닐때

함께 근무하던 언니가 먹은게 체한것 같다고 하더니 갑자기 폭포수처럼 쏟아내던

구토물을 고무 장갑을 끼고 치우면서 나의 불편한 속은 까먹게 된적도 있었다.

내 옆에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그렇게 나는 나의 부실한 체력을 까먹게 된다.

 

  

연일 계속되던 술자리로 남편에게  찾아온 눈의 충혈로 포도막염이 와서 매일 안과 진료를 받다가

이제 막 치료를 마친 남편을 위해 벌나무 달인 물을 끓여 놓고,. 홍삼원액 한스푼씩 챙겨서 먹도록 하고 있다.

지난주말에 이모님 첫손자의 돌잔치에 10만원, 이번주말엔 시댁 친척분 자제분 결혼식에 10만원

축의금을 챙겨 놓고 가계부에 경조사비로 기재를 했다.

 

 

 

 

 

 

자주 그랬던것 같다.

내가 아프고, 비실비실 대다가도 내가 책임져야 하고 내가 돌봐줘야하는

상황이 되면 화가 나면서도 내가 아픈것을 까먹게 되는 경험을 참 자주 했던것 같다.

그래서 그런 나를 보고, 보기엔 말라 보여도 깡이 있다고, 그런말을 참 자주 듣고 살았다.

 

 

보여지는 모습은 무거운 짐 따위는 못들것 같지만 40키로 쌀가마니도 남편에게

잔소리 하기 싫어서 번쩍 들어 혼자서 낑낑대며 옮기는 철녀 마누라가 된 나를 자주 본다.

지금껏 살면서 체중이 50키로 넘긴적은 두아이 임신했을때 말곤 없는 내가. 이리 깡이 센

아줌마로 변하게 된것이  결혼을 하고 나서였는지 그전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이번주말에는 나는 친정엄마 병문안을, 남편은 시댁 친척 자제분 결혼식에 다녀와야 할것 같음을

어머님에게 미리 전화를 해서 양해를 구했다.

엄만 내려오지 말라고 성화시다. 동생이랑 고속버스로 함께 다녀와야 맘이 편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