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6. 06:21ㆍ★ 부부이야기
내가 언제 내 서방님을 너그럽고, 마누라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남자라고 말했던가...
얼마나 유치하고 속이 좁은지, 밴댕이 소갈 딱지에 삐지기는 얼마나 잘 삐지는지...
술을 쳐드시면 이건 어린아이가 따로 없다. 한달동안 죽어나게 일해서 자기 월급을 몽땅
내게 다 갖다 바치는 내 남편님이, 새벽 2시 반에 술취해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옷만 갈아입고 집을 나가 버렸다.
대리운전을 하고 와서 집앞에 세워져 있는 차안에서 선잠을 자다가 아침에 출근을 했다.
*버릇 *주냐고, 포도막염 때문에 금주를 하면서 이번 기회에 술을 끊어야지 하는 서방님의 말을 믿진 않았다.
그제 신호탄이 된, 축구후에 한잔의 술이 어젠 일때문이라는 이유로 초저녁부터 시작되었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마누라의 전화 한통이 남편을 자극했고 그로 인해 우리 부부는 전화상으로
고성과 험한말이 오가면서 엄청난 저력이 느껴지는 파워풀한 부부쌈박질을 했다.
아이들 깨니까 집에 들어오면 조용히만 하라고, 나는 오로지 술취한 서방이 집에서 깽판을 칠까 그것만 걱정했다.
지금도 나는 남편에게 받은 내 상처만 생각하고 있다.
내가 남편에게 상처되는 말을 한것은 기억도 안나고 이젠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도 않다.
싸우고 나면 먼저 손을 내밀고 화해를 먼저 청하는 사람은 항상 나였다.
내가 잘못을 했든, 남편이 잘못을 했든 이유를 따지지 않고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항상 나였다. 이날 이때까지 그렇게 살았다. 그게 남편 자존심을 살려준다고 생각해서..
부부싸움을 하면 나는 못된 말과 행동을 하는 마누라로 변한다.
하지만 유치한 행동과 말은 절대로 남편에게 하지 않는다.
맘속으로는 온갖 천박한 욕들을 남편에게 퍼붓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나 스스로가 내 입을 더럽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며. 그런 욕찌꺼리 나불대는것이 습관이 될까봐서였다.
물건들을 집어던지는 짓꺼리도 절대로 안하고, 내 손이 가야 하는 일도 절대로 만들지 않으면서 싸운다.
남편은 안그런다, 싸움을 할때면 얼마나 유치한지... 자신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절절하게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
갈아입을 옷을 찾으면서 옷들이 보관되어 있는 서랍장 안에 모든 옷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방바닥에 꺼내 놓는다. 나보고 치우라고~
내가 쐬고 있는 선풍기도 꺼버리고, 내가 자고 있는 창문도 닫아 놓고, 방문도 닫아 놓고 방을 나갔다.
더운 여름에 마누라 쪄죽으라고, 나갈때도 얼마나 세게 닫고 나가는지.. 그 소리에서 자신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마누라 보고 느끼라고~
마누라가 한마디라도 해서 자길 건드리면, 그걸 핑계로 한번 뒤집어 놓을 준비를 하는 남편의 모습이 된다.
**하고 **졌네, **놈, 술 취한 * 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깊은 잠들어 있는 내 딸들을 생각하면서
참을 忍자를 다시 한번 가슴속에 새기면서 씩씩대는 술취해 있는 남자를 건드리지 않는다.
전화상으로 우린 이미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들은 이미 다 쏟아낸 뒤인데 얼굴 보고
한번만 더 건드리면 누군가가 폭발할것이기 때문이다.
부부싸움을 할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내 안에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이 이리 깊은가?를 느끼게 된다.
싸울때는 철저하게 이기적이 되라. 그래야지만 이길수 있다, 본인이 잘못한게 있어도 싸울때는 생각하지 말아라.
난 남편이외에, 내 가족이외의 사람하고는 언성을 높혀서 싸워본적이 41년동안 한번도 없는 사람이다.
싸움에는 전혀 소질이 없으며, 가족들과의 다툼에도 매번 독하지 못한 내가 미안하다고, 돌아서서 내 잘못만
생각하고, 상대방이 내게 잘못한것도 다 내가 그리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그런 극소심한 사람으로 살아왔다.
늘 사과는 내가 먼저 했지만, 그래서 상대방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는 고스란히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
이번에도 내가 먼저 화해를 청하고, 꽁해 있고 내가 먼저 풀어줄거라고 남편은 생각하고 있을거다.
남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화통한 남자처럼 구는 사람이 마누라인 나에게만은 왜 그리도 유치하게 구는건지,
부부싸움을 하다보면 이건 원~ 유치원생 아들내미 다독거려가며 비위 맞추며 사는것처럼 ......
이번엔 집안 집기 안때려부수고, 아이들 안놀래게 한것만으로도 위로를 삼고 넘겨야 하는건가.........
퉁퉁 부은 눈을 감추고, 예전과는 다른 씩씩한 모습으로 집안일을 하면서 보냈다.
겉으로는 전보다 편해졌다고 생각했고, 남편의 술에 관한 무심함이 이젠 내 몸에 배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는것에 급실망을 하게 되었다.
이런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에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가 그렇듯 남편을 저주하고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었던가에 스스로에게 놀라워 하게 된다는거다.
아직도 남편의 대한 미움과 집착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한 나 자신이 참으로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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