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7. 06:00ㆍ★ 부부이야기
시골에 내려가는 길에 고속버스에서 내리다가 발목이 꺽이며 넘어지면서 다리에 멍이 들었다.
그때 느낀 창피함이란 이루 말할수 없었고 그 통증을 느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창피해서 절뚝거리면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포즈로 걸어가던 내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늘 그러했던것처럼 사람 많은 공간에서의 사고(?)는 나에게 그 아픔보다는 창피함이 우선이었다.
아직도 아줌마이면서도 아줌마처럼 보이기 싫은 그런 체면치레 같은것에 연연해 하는 내 성격,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넘어져서 멍자국이 생긴지 1주일이 넘었음에도 여직도 그 멍자국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빨갛던 상처자국이 퍼렇게 변하더니만 날이 갈수록 보라빛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보라빛이 도는
시퍼런 멍자국으로 그 범위도 점점 커져가는듯 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렇게 작은 상처에도 그 아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회복해서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전과 다른 근력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바로 내가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것을 느끼게 해주는듯 하다.
남편과의 싸움뒤에 화해하는데도 시간이 예전에 비해 배가 넘는 시간이 걸린다.
굳이 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생활하는데 굳이 불편하지 않는 그 무미건조함이
되려 나에게 편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내 몸에 난 상처가 아무는데 걸리는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진것처럼,
이제는 사람과의 다툼이나 서운한것을 푸는데도 시간이 더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떤일로 내가 마음을 다쳤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언제부터인가 상처 받는것에 내가 익숙해져 있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것 같기도 하다.
상처를 받으면 받은대로 쭈욱 살아도 굳이 괜찮을것 같다는,
그래서 나 혼자만의 가슴앓이를 하는 쪽을 선택하는것이 편하다는 생각도 하는 경우도 있다.
몸의 상처와 마음의 상처가 아무는데 드는 시간이 예전보다 많이 걸리는것과,
그런 상처들에 담담해지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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