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말고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어본적이 있다

2010. 9. 10. 06:00★ 부부이야기

 

 

한 남자랑 결혼을 해서 14년 동안을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그 남자만 바라보고 살았다.

내가 그런것처럼 내 남편도 나란 여자랑 14년 동안을 살았다. 무지하게 지겨웠을 것이다.

남자랑 여자는 다르다니까....

앞으로도 몇십년동안 나는 한 남자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고,

불쌍한 내 남편도 한 여자만 바라보는척 하면서 살아야만 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현관문만 나서면 나 아닌 수많은 여자들과 부딫히는 남편이다.

마누라가 아닌  여잔 다 이쁘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남편과 동석하는 자리에서, 남편과 동갑이고 일로 알게 된 사회친구라는 여자가,

내 눈앞에서 남편에게 반말을 지껄이는 모습에도 비위에 거슬러하는 아내가 나 라는 여자였다.

내가 안보는 곳에서는 모를까 내 눈앞에서 남편과 그 여자와의 관계가 어찌됐든간에

서로 반말을 하거나 어깨를 치는 가벼운 스킨쉽에도 나는 심한 모멸감과 질투심을 느낀 적이 있었다.

지깐게 뭔데, 내 남자의 몸에 손을 함부로 대?

맘속으로는 그런 맘이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치도 않는 척 웃고 있는 내 모습에 스스로가 화가 난 적이 있었다.

그만큼 나라는 여자는 내 남편의 관련된  모든 여자에게도 질투를 많이 느끼던 아내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톨게이트직장) 남자 직장상사와의 농담이나 악수 한번을 하는 순간에도,

나는 내 남편의 얼굴을 떠올렸으며, 그런 행동만으로도 남편에게 미안해 했던 아내였다.

회식있는 날에 직장 남자 직원이랑 노래방 가서 함께 노래하는 것에도 늘 방관자처럼 앉아 있거나

웬만하며 참석을 하지 않던,  지나치게 사회성이 부족한 아줌마 직원으로 인식되어져 있었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어느 정도 남자 여자 구분이 없이 함께 어울려야 하는 자리를 너무 가리는 아줌마였으며,

그런 성역을 없애야지만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성공 따윈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아줌마였다.

 

 

 

 

 

그런 나도 톨게이트 근무를 하면서 한 외간 남자를 보면서 가슴을 설레여 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근무하던 도로를 이용해서 출퇴근을 하는 남자인듯 싶었고, 매일 매일 바뀌는 부스 근무로 인해서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어쩌다가 한번 그 남자 운전자를 보는 날엔 그 수초간의 짧은 시간동안 혼자 가슴 떨려 하던 기억을  갖고 있다.

지금도 난 그 남자운전자의 얼굴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우연히라도 길을 가다가 마주치면 알아볼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가끔씩은 잠들기전에 그 남정네를 떠올리고 혼자 소설을 쓴 적도 있었다.

내가 쓴 그 소설속에서 그 남자는 키도 크고(늘 앉아 있는 모습만 봤기 때문에)  자상하며, 부인이  없는 남자여야 했다.

여자에 대해 관심 자체가 별로 없는 남자여야 하며,  아주 아주 성실한 그런 남자여야 하며,

여고시절에 즐겨 읽던 로맨스소설속의 주인공 같은 그런 남자여야 했다.

내가 기억하는 그 중년의  남자는 낡고 허름한 흰색 아주 오래된 아반떼 차량을 운전했던 남자였으며,

직업군인으로 보였으며, 눈이 참 맑고 깨끗한, 예전 7,80년대의 미남형의 얼굴이었으며, 까만 피부색을

지녔음에도 깨끗한 피부를 갖고 있었으며, 한번도 웃지 않았던, 샤프한 느낌을 주던 남자로 내 기억속에 저장되어 있는 중년의 아저씨였다.

 

 

 

 

그렇게 나도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혼자서 마음에 품고 지낸 시간이 있었던 아줌마였다.

다만 이런 나의 모든 공상들과 그 남자의 대한 연정의 속마음을 남편에게 숨김없이 남편에게 까발리는 그런 아내로 존재했었다.

그런면에서 남편은 결혼14년동안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었다는 말을 한번도 내게 하지 않는 예의바른(?)  남편이다.

늘 모든 면에서 정직하고 싶은 나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까지 말하지 않는 남편의 성격이

참으로 닮지 않는 부분이 이런 면이지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