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휴지통 비우기

2010. 9. 17. 06:30★ 부부이야기

 

 

 

집에 있는 휴지통이 가득 차서 버릴 때가 되었다.

2,3일에 한번 정도는 휴지통을 비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보름에 한번 정도는 수세미질을 해서 깨끗이 닦아 놓기도 한다.

그리곤 물기가 마를 때까지 엎어 놓기도 한다.

그리고 물기가 마르면 다시금, 쓰레기들이 가득 찰 때까지, 휴지통으로 재사용하고 있다.

 

 

 

내 마음 안에도 휴지통이 있을 것이다.

마음 속 휴지통에도 2, 3일에 한번씩은 버려야 할 쓰레기 같은 마음들로 찰 때가 있다.

휴지통이 차면 버려야 하는 것처럼, 내 마음 속 휴지통도 가득 차면 비워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내 마음안의 휴지통을 비우고 씻기도 하면서 새로운 마음의 휴지통으로 거듭 나야 하는데

사람인 나는, 정작 내 마음안에 있는 휴지통 관리는 잘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보통의 사람에 비해 아주 너그러운 면도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에 비해서 참 이해심이 부족한 면도 있다.

성격이 쿨 하다는 말을 지금껏 살면서 한번도 들어 보질 못하고 살아왔다.

쿨하고 뒷끝이 없는 성격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 적이 있었나를 생각해보니, 그러지도 않았던 것 같다.

쿨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 줄 것 다 주곤, 자긴 뒷 끝 같은 것 없다고 떠드는 사람을 되려 안 좋아했던 적은 많았다.

아주 조심스러운 성격을 가진것  같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를 준 적은 무척이나  많았던 것 같다.

내 그릇의 양과 이해심은 그다지 넓은편도 아니고, 특히나 내 가족에게는 참 인색할 때가 많은 사람이다.

 

난 뒷끝이 징하게 오래 가고,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오래 오래 기억 하는 경우도 많다.

안 그려려고 무지 애를 쓰는데 내 마음의 그릇이 딱 그것 밖에 안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나쁜 기억을 오래 간직해봤자 나에게 이로울게 전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내 마음 속의 쓰레기 같은 감정을 남에게 질질 흘리고 다녔을지는 나도 모를 일이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지언정, 그걸 가슴 절절이 느끼지는 못하고 죽을 것이다.

내가 직접 겪어 보지 못한 일들과 감정들을 짐작은 할수 있지만 절절하게 뼈에 사무치게

느끼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

이해하는척, 동정심과 연민으로 진심으로 가슴 아파 하는 내 마음 저 편에는 

내가 죽어도 이해 하지 못하고,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감정들도 무수하게 많을 것이다.

하지만 버려야 쓰레기 같은 기억들은 나 자신을 위해서, 내 마음 안의 휴지을 잘비워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