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줄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다.

2010. 9. 19. 06:00★ 부부이야기

 

 

 

 

7월 25일자의 글에 내가 젤로 좋아하는 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쓴 적이 있었다.

나쁜 예감은 왜  그리도 잘 맞는지 친구에게는 정말로  힘든 일이 있었다.

그저께, 그 친구와 거의 6개월만에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여전히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던  친구의  핸드폰, 문자는 그 동안에도 번번히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제,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앞 번호만 바뀐 핸드폰 번호로~

예전 자신의 핸드폰은 남편이 갖고 다니고 있다고 했다.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 목소리만으로도 내 가슴이 쿵 ~ 내려 앉았다

남편의 하는 일에 돈 받을 것을 못받게 되서 재판으로 이어지고 이런저런 일들로 그 누구와도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었고, 하물며 친언니와 오빠와도 연락 안 하고 지내고 있다고 했다.

아는 언니의 식당에 취직을 해서 아침에 나가서 밤늦게 집에 들어간다고, 집도 내놨다고~

그 친구, 두 아들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살림솜씨가 야무진 현모양처로만 살던 친구였다.

수년 전에 친정 부모님을 1년 근간으로 두 분을 다 간암으로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고,

임종전 수개월 동안은  막내딸인 그 친구가 두 분을 다 병수발을 했었다.

그런 친구가 생전 안해본 식당에서 일을 한다니... 나도 취업을 알아보면서도 식당 주방일과

서빙일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왜냐 하면 그 일은 내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세한 것들은 더 물을 수도 없었고 물어봐도 속시원히 대답해 줄 것 같지가 않았다.

 

 

 

 

 

 

내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내 살아온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는  내 친구다.

당장에 이번 추석을 보낼 생활비 조차 없는 듯 했다.

친정에는 더 이상은 손을 벌릴 수가 없다고,, .. 시집 식구들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한 서린 그 친구의 말에 내 가슴이 저려져 왔다.

계좌번호를  문자로 넣으라고, 내가 계산기 두드려 보고 생활비 빼고 되는 대로 부쳐주겠다고 했다.

그 친구, 미안해서 안 된다고, 니  형편 내가 다 아는데 어떻게 그러냐고, 거절을 한다.

**야, 나 이 달에 글 쓴걸로 상금 받은 것 있어, 그걸로 이달에 대출금 좀 갚아 보려고 했는데

 다음에 갚지 뭐!. 친구야 ! 나, 챙피 하지만 빌려주는 것 밖에 못해! 올해 안으론 갚아 줄거지?

꼭 받을 거야.. 알았지? 히히...~~ 넘 치사하지?"

그런 말을 하는 내가 더 챙피 스러웠다.  친한 친구한테 몇 십만원 정도즘은 그냥 줘도 되는데

갚으라는 말을 당부하고 있는 내 치사한 마음이 더 챙피스러웠다.

 

그리고 젤 먼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애기 했다.

내 친구를 남편도 잘 알고 있다. 남편은 그런 것 자기에게  안 물어봐도 된다고~

내가 하는 일은 무조건 믿는다고~ 그 친구가 돈 안 갚아도 내 마음 다치지 말라고~보내주라고 말해준다.

그래도 남편에게 허락을 받고 그 친구에게 60만원을 보냈다.

그리고 맘속으로 다짐 했다. 이 돈, 내 친구가 안 갚아도 난 이 친구를 원망하지 않을거다. 라는 것을 가슴에 새긴다.

단돈 만원에 벌벌 떠는 궁상스러운 아줌마로 살고 있지만, 남편이 술값으로 25,000원 썼다고

투덜대는 마누라지만, 내가 내 친구를 위해 이런 돈을 보내 줄수 있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돈을 송금하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야, 좀 전에 60만원 부쳤어, 못채워  보내서 미안하다, 힘들어도 기운내고 꼭 웃으면서 살어 "

친구가 전화를 했다. 반은 울먹거리는 목소리다.

너무 고맙다고, 늘 너한테  신세만 진다고....  그 친구, 나한테 신세 진 것 하나도 없다!!!

난 내가 부자가 아닌 것에 화가 났다.... 이런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되주고 싶은데...

이럴 때,  턱 ~ 하니 돈 천만원정도 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줄 수 있는 그런 부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무 허황된 꿈이지만 말이다.

 

 

 

 

내가 힘들어 하던 시간동안 나는 그 친구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나는 힘든 시간을 보낼 때에,  가슴으로 나 혼자 끌어 안으면서 혼자 끙끙 거리지 않았다.

나를 잘 알고,  나를 좋아하는 친구에게만은  다 털어 놓으면서 풀었고,

그리고 그 때에도 이 블로그에다 글로 풀어 내고 있었다.

여느 조신한 여인들처럼 친구에게 자존심 상해서 그런 말 안하고 그런 여자로는 살지 못했다.

내가 힘들다고 친구랑 연락 딱 끊고 그렇게도 못 살았다.

힘들면 힘든것들  다 친구한테 애기하고 친구랑 전화 통화하면서 펑펑 운 적도 많았다.

그럴 때 그 친구, 그 존재만으로도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준 친구였다.

내가 아주 아주 좋아하는 친구다.

"술 마시고 싶으면 전화해, 내가 술은 박스로 들고 갈테니 술 값으로 돈 쓰지 말고..

우리집 술은 늘 있으니까.. 알았지? ...아니다 ! 이젠 술 끊어 알았지? 그래도 술은 들고 갈 수는 있어"

 

친구야! 이쁘기 보다는 너무 잘생긴 얼굴을 가졌고,

살림 솜씨 너무 야무지고 마음도 따뜻하고,  모든 면에서 너무너무  괜찮은, 좋은   내 친구야!  

기운 내고 지금은  어려워도 너에게는 너무나  잘생기고 바르게 자라고 있는 두 아들들이 있잖아!!

니 서방님도 널 아끼고 널 귀하게 생각 하는 마음은 여전하니 전혀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금 당장만 조금 힘든 거니까 쫌만 참아, 알았지?

니 친구 보형이도 널 늘 지지하며 응원해 줄께.. 아자아자! 우리 같이 화이팅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