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압이 약하고 빗물이 스며드는 우리집

2010. 9. 29. 06:00★ 부부이야기

 

 

 

하루에 설거지를 최소한  3번 이상은 하는 것은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다.

지어진지 오래 되기도 했거니와, 처음 지워졌을 때부터 그랬는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워낙에 수압이 약해서 설거지를 하기 위해 수돗물을 틀면,

세탁기 돌아가는 것도 꺼야 하고, 욕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도도 잠궈야 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쫄쫄 나오는 수돗물의 수압 때문에  여느 가정집에 비해 설거지을 하는

시간이 두배 이상은 걸리고 있다.

내 인내심 테스트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런 아파트에 적응 한지 이젠 8년이 되어가고 있다.

아파트 전체가 수압이 낮은데다가 이사 오면서 모타를 별도로 설치했음에도 이 곳 아파트를

벗어 나기전에 우리 가족들은 그런 약한 물줄기에 익숙져서 살아내야 한다.

 

 

 

 

 

이 집을 구입 하고 나서 첫 해, 여름에 장마철에 주방 천정에 빗물에 스며 들었다.

천정 벽지가 스며든  빗물로 푸욱 내려 앉았다.

그래서 비가 여럿날 내리는 날에는 바닥에다가 대야를 받쳐 놓고 잠이 들었다.

관리실에 방수 신청을 해년마다 해서 일괄적으로 방수칠을 하고 있다.

그런식으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냈고, 작년 봄에 벽지와 장판, 싱크대를 새로 하면서

이젠 좀 나아지겠지 했는데 아니었다.

작년 장마철에도 새로 바른 벽지 위로 그 전보단  덜 했지만 역시나 빗물이 스며든 자국이 남았다.

여기에 사는 한, 낮은 수압과 빗물이 적당히 스며든 것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내가 이런 기억들도 나중에 우리가 좀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하나의

추억으로 남겨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불편함에 익숙해져 가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엘레베이터 없어서 택배 배달 오는 아저씨에게 두 배는 더 미안해 해야 하고,

집 앞 마트에 다녀오거나, 음식 쓰레기를 버리고만 와도 우리집 4층 까지 올라오다 보면

따로 걷는 운동이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하루에 3회이상만 우리집 오르락 내리락 하면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서울 방2칸짜리 좁은 전세방에서 이 곳으로 이사오던날의 그 설레임을 잊지 못한다.

돌아서면 주방이고, 한 두발자국만 걸으면 화장실인 그 좁은 서울 전세집에서 지금의

이 22평 아파트로 이사오던날, 너무 넓게 느껴져서 하루종일 열심히 쓸고 닦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이 달에도 나는 우리집 대출금에서 50만원의 원금을 상환하면서 더 나은 우리집을 꿈꾸면서

가는 물줄기의 대한 원망의 마음을 버리면서 살려는 노력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