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로 싫은것이 남편의 거짓말이다

2010. 9. 26. 06:00★ 부부이야기

 

 

 

결혼한지 이제 14년, 결코 길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일 수도 있다.

힘든 일을 겪었으면 얼마나 겪었을 것이며,  우리 가족 사지 육신 멀쩡하고,

몸을  뉘일 수 있는 22평의 내 명의로 되어 있는 아파트 한 채도 있으니,

불행하다고도 할 수 없다.(빚은 좀 많이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예전 지난 시간속에서 받았던 작은 상처들을 끌어 안고, 그걸 다 털어 내지 못하고 있다.

 카드, 거짓말, 술, 시어머니 라는 단어만 들어도 여전히 나는 가슴이 떨리고 벌렁거린다.

지금도 나는 거짓말, 내가 용납 할 수 없는 거짓말을 남편이 했다는 것을 알면 사지가 떨리고 숨이 가빠진다.

숨이 꼴까닥 넘어 갈 정도로 설움에 북받친 울음이 저절로 터져 나오면서 내 감정을 조절을 못하게 된다.

예전 남편과 치열하게 싸울 적에도, 반복된 남편의 거짓말을 알곤, 호흡 곤란이 와서 남편이

마누라 숨줄 끊어지는 줄 알고 벌벌 떤 적도 있었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거짓말, 남편과 시어머님의 거짓말에 놀아난 나의 지난 기억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샘에 저절로 눈물이 차오르면서 온몸이 덜덜 떨리는 경우가 있다.

 

 

 

 

 

그럼 나 라는 사람은 정녕 한치의 거짓도 없이 사람을 대하는가?

아니다, 그것은 절대로 아니다. 나도 적당히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적당한 거짓된 모습으로 나 자신을 남들 앞에서 꾸미기도 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남편의 거짓말, 특히나 술이나 카드나 돈 관련된 거짓말에는

그렇듯 호흡곤란을 느낄 정도의 떨림을 겪어야만 한다.

며칠전에 아주아주 사소한 남편의 거짓말들로 그 잊혀진 수전증 비슷한 경험을 해야만 했었다.

그 거짓말이라는게 너무나 사소해서 여기다 적을 수 조차도 없다.

남편이 거짓말로 나를 속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냥 눈물이 샘솟기 시작했었다.

그래도 세상 누구도 모르지만  남편만은 알고 있었다.

내가 왜 그런 사소한 거짓말에도 눈물샘이 터진 것처럼 많은 눈물을 흘리는지~

이러지 말아야지..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예전에 나에게 했던  거짓말들로

나를 농락 했다는 그 느낌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한번 무너진 신뢰감이 이렇 듯 오래 간다는 것이, 나도 무서울 정도다.

그 무너진 신뢰감을 회복하기 까지는, 그 배에 해당되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때때로 내 자신이 정신병자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정작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는 화를 내지 못하고 화 낼 일이 아닌 일에

화를 내면서 펑펑 울고 있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내 자신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신병원이나 상담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아직도 존재한다.

남편을 나와는 좀 상관없는 남남처럼, 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주민등록등본상에

그저 동거인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아직도 부족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