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이즈 터치라는데, 부부사이의 스킨쉽 어떠신가요?

2010. 10. 2. 06:12★ 부부이야기

 

 

 

출근하면서 볼에 뽀뽀하는 남편의 모습이 언제부터 어색해졌는지를 기억해 본다.

"다녀올께! " 라고 말하며 현관문 손잡이를 잡는 남편이 뒤돌아서서 입을 내미는 날이 있다.

"잘 다녀와요, 운전 제발 좀 얌전하게 하고.." 라는 마지막 잔소리를 해대면서 억지스럽게

한쪽 볼을 내밀면서, 남편에게 인심 쓰듯히 가벼운 입맞춤을 허락하는 뻣뻣하기 그지 없는 마누라다.

그래도 좋다고 웃으면서 출근하는 남편 뒷모습이, 가을이라서 그런지 웬지 쓸쓸해 보인다.

 

 

부부사이의 입맞춤, 부모 자식간의 입맞춤을 제외하곤 세상의 그 어떤 입맞춤에도

거북함을 갖고 있는, 뼈속 깊이 고루하고 스킵쉽에 굉장히 인색한 아줌마로 존재하고 있다.

세상 모든 남정네들과의 스킵쉽에 심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진 내가,

남편을 선택한 것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로 하여금 스킵쉽에 거부감을 갖지 않게 해준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종종 지금까지도 내 자신이 신기 할 때가 있다.

내가 한 남자랑 부부라는 이름으로 한 이불을 덮고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남편의 냄새를 좋아했었다.

단, 술냄새가 섞이지 않는 남편의 냄새를 좋아했었다.

허나 거기에 알콜 냄새가 섞이는 순간, 남편에게선 내 남자의 냄새가 아닌 타락의 냄새가 풍긴다고 느껴진다.

내 몸을 더듬는 손길이 스멀거리는 벌레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몸서리 쳐지게 싫어지고 비명이라고 지르고 싶을 때도 있다.

모든 주변 것들이 정리가 된 듯한 환경이 아니면 , 남편과의 스킵쉽도 귀찮고 짜증이 나는 것은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의도적으로라도 나는 타인과의 스킵쉽에 거부감을 없애는 연습을 해야 할런지도 모른다.

내 사랑하는 동생하고도 한번도 부둥켜 안고 잔 적이 없는 언니이고,

친정엄마와도 한 방에서 안고 잠이 들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런 내가 내 두딸들에게는 딸들이 싫다는데도 입을 맞추고 부둥켜 안고 자기도 한다.

부부, 부모 자식간이 아니면 다른 스킵쉽에 너무 어색해하는 것도 병이라면 병일수 있다고 했었다.

 

 

 

 

 

부부가 살면서 스킨쉽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평범한 것일 수 있지만

분명, 신혼시절과 비교해서 남편과의 가벼운 스킨쉽도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다르며, 연애때처럼 설레거나 짜릿함 따위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스킨쉽, 그로 인해 부부사이의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우리 부부 또한 그런 일을 겪었으며, 의견이 맞지 않아 분쟁의 원인이 다툼으로 이어 질때도 있었다.

전문가들이 떠드는 모든 정보들을 떠나서 각지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부들 사이의 스킨쉽이

분명히 부부 사이에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남편의 몸이 내 몸에 닿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면? 그것도 미울때 빼고도 매일매일

살갗만 스쳐도 소름이 끼칠정도로 싫다면 그건 정말로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아침마다 이루어지는 현관 앞에서의 남편과의 가벼운 입맞춤으로 우리 부부 사이의 스킵쉽에

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그 영향이 정말로 어느 정도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