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젤로 무섭다고 말하는 남편의 말, 진실일까?

2010. 9. 30. 06:00★ 부부이야기

 

 

 

주변인들에게 본인이 젤로 무서워 하는 사람은, 내 마누라라고 말하는 남편이다.

그럼에도 그리 떠드는 남자의 마누라인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치 않는 것 같다.

마누라 말을 개똥으로 아는지, 바른 소리 해주면, 흠냐.. 어느집 개가 짖냐 모드로 변한다.

내가 개띠이기는 하지만, 이건 내가 뭔 소리를 하면, 내 말을 개가 짖는 소리로 듣는 것 같을 때가 많다.

말띠인 서방은 그렇게 내가 주절 대면, 사방팔방으로 히힝~ 거리면서 뛰어나가려고만 한다.

 

 

 

 

 

알콜만 들어가면 사람이 달라지는 남자랑 산 지 어연 14년,

그런 애주가랑 살면서도 아직도 꿋꿋하게 술이라고는 입술에 축이지도 않고 사는  나!

속으로 포기하자,  해탈에 이른 스님처럼 살자꾸나 스스로를 다독거려 가며 살다가도

어느 순간 뭔가가 치솟아 오르면서 폭발할 것 같은 날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말로 무서운 마누라의 면목을 내, 한번 확실히 보여줄까나...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비틀거리고 , 혀 꼬부라진 말더듬이가 되어서 새벽에 들어오는 술꾼 남편을

가끔씩은 멍석말이를 해서 죽지 않을만큼 작대기로 패주고 싶을 때도 있다.

연일 계속되는 과음으로, 죽겄다면서 병원 가 봐야겠다고 징징 대는 남자를 보면서

저건 정말로 남편이 아니라 웬수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남자가 마시는

우리집 물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남자가 마시는 물병 까지 뺏고 싶어질 때가 있다.

 

 

 

 

 

 

정말로 내가 내 남편에게는 무서운 마누라이기를 바랄 때가 있다.

너무 마누라를 무서워해서 술잔을 들었다가도 내 목소리만 듣고도  얼른 술잔

내려 놓고 꽁지가 빠지게 달려올 수 있는 그런 겁쟁이 남편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래기도 한다.

오늘도 술잔을 비우면서 새벽4시가 되서야 들어온 다고 전화질을 한 남편,

너, 정말로 세상에서 마누라를 젤로 무서워 하는 남편 맞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