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와 빨래를 삶으면서도 많은 생각들로 복잡한 내 머릿속,,

2010. 10. 6. 06:00★ 부부이야기

 

 

 

설거지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5분 정도가 걸린듯 하다.

무슨 특별한 메뉴라도 있는 날엔 좀 더 시간이 걸리지만 보통은 설거지를  하는 데 20분이상 걸리지는 않는 듯하다.

설거지를 마친 후에는 주변 가스렌지 주변이나, 싱크안을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서 닦는다.

주방 세제를 묻혀서 닦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베이킹 파우더를 묻혀서 닦기도 한다.

요즘 같이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 계속 될 때는 수저들도 큰 통에 넣고 소독(?)도 하고 있다.

벽을 보고, 혹은 흐르는 수돗물을 보면서 설거지를 하는 그 20 여분 되는 시간에도 나는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인가를 열심히 하면서, 설거지를 마친 후에 내가 할 일에 대한 계획들을 세워 보기도 한다.

어떤 날에는 설거지를 하면서도 집에 있는 두 딸들에게 끊임없이 지시를 하기도 하고, 뭔가 체크를 하기도 한다.

아주아주 부지런한 주부가 아님에도 나는 그렇게 설거지를 하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도 오로지 설거지에만

집중하는 집중력을 갖고 있지 못하며, 머릿속으로 오만 가지들을 생각하르랴 뇌세포들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살고 있다.

본 업무인 설거지를 마친 후에, 주변 정리들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그러는 우와중에도 설거지 할 때, 사용되는 세제를 보면서, 내 머릿속도 저런 세제 같은 게 있어서 맑고 깨끗하게

닦아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들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를 보고 쓰잘데기 없는 잡념들과,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혀를 차는 사람들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들이 계속되서 수건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빨래를 삶았다.

가스렌지에 빨래 삶는 냄비를 올려 놓고 부랴부랴 집안 청소를 시작하면서 중간중간 빨래통 쪽을 바라본다.

혹시 넘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면서.... 그런 내 모양새도 꼭 나와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수시로 불안해하면서 내 주변 가족들을 챙기고 체크하고, 내 아이들은 제대로 바르게 크고 있는지 살피고,

늘 걱정이 많아서 내 딸들이 버릇 없거나, 4가지 없는 아이들로 크곤 있진 않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남편이 혹시라도 예전처럼 같은 실수들로 나를 뒤로 나자빠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을

늘 가슴 한편으로 담고 사는 내 모습이랑 왜 그리도 닮아 있는지....

집안 청소가 끝나면은 불안한 마음에 끓어 넘칠 것 같은 빨래통 뚜껑을 열어 놓고, 화장실로 들어가

욕실 바닥을 철수세미로 박박 문대서 닦는다. 아무리 닦아도 광택 나지 않는 우리집 욕실바닥을 원망하면서~

그리곤 그 욕실 바닥을 닦으면서도 나의 뇌세포들은 무지하게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한다.

다 삶아진 빨래들을 큰 대야 붓고 어깨가 빠져라 주물러 빨아서 세탁이 안에 집어 넣고 돌린다.

그리고 세탁기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돌아가는 세탁기 안을 1분정도 바라보다가는 퍼득, 그런 내 자신이

멍청이 처럼 느껴져서 얼른  나와서 빨래들을 거둬서 정리를 한다.

늘 그랬다. 어떤 일을 해도 내 머릿속을 맑게 비워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도 비우면서  살고 싶다.

머리도 비우고 싶고, 잠을 잘 때는 꿈이라는 것을 전혀 안 꾸고 숙면을 취하고 싶다.

멍청하게 멍 ~ 하니 정신줄을 놓고 하루 진종일 뒹굴거리면서 지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 날도 있었을텐데.. 그런 날에는 내 자신이 한 순간에 바보가 된 것 같아서 내 자신이 그리 싫을 수가 없다.

이렇게 나는 집안일의 기본인 설거지와 빨래 삶기를 하면서도 이런 생각들을 이리 글로 옮기는 것을

보면, 역시나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는 중년의 아줌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