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들은 사라지고 부업 주부들이 늘고 있다

2010. 10. 12. 06:00★ 부부이야기

 

 

구슬, 바느질, 장식용 꽃만들기, 공장 앞치마 포장하는 일이나, 실밥 뜯는 일을 두루 설렵한 언니가 있다.

그로 인해 등의 근육이 전부 닳아서 한달에 한번씩 서울 강남까지 가서 무슨 근육주사를 1년 가깝게  맞아야 했다.

그래서 부업 일을 잠시 동안 쉬고 있었는데 며칠전에 부업 밤 까는 일을 다시금 시작했다. 6키로에 6천원인 일을.

이전에 하던 구슬 부업으로 한달에 평균적으로 6,70만원 수입을 얻고 있던 언니였다.

내가 해본 부업 중에서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제일로 하기 싫은 일이 나는 이 밤 까는 일이다.

아직 회복이 다 안 된 것 같으니 좀 더 쉬라고 했지만 요즘엔 부업조차 하지 않는 주부는 죄인이라면서 며칠전부터 다시금 부업을 시작했다.

 

 

 

 

나도 밤 껍질을 벗기는 부업을 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게 5년전 일인 듯 싶다.

매일 5키로씩의 밤을 받아서 그 껍질을 벗기는데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팠으며 그래서 수시로 손가락을 뒤로 젖히는 행동을 습관적으로 했었다.

그렇게 해서 번 돈이 한달이면, 적게는 7만원, 많으면 10만원이 좀 넘었다.

매일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나는 그렇게 멍 하니~ 텔레비젼을 보면서 새벽 3,4시까지 쭈그리고 앉아서 밤 껍질을 벗겨었다.

그 일을 시작으로 나는 이런저런 부업들을 그 언니와 함께 했었으나 손이 빠른 그 언니의 부업 수입은 늘 나의 2배가 넘었다.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밤 껍질을 벗겨내는 나의 솜씨와, 밤도 알톨 처럼 깔끔하게 이쁘게 깎아 내는 그 언니는 늘 비교가 된다.

나보다 한 살 많은 언니, 뭐든 잘 하고 열심이다.   우리집 두 아이들과 동갑인 아들들을 키우는 언니, 아들들을 위해

아직 맞벌이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놈들이 아직은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서...

자식 문제에 있어서 늘 한 결같이 자만 하지 않는, 예의바른 아이들로 잘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아직은 맞벌이를 시작 하지 말라고, 보미의 사춘기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그 때 생각 하라고~

돈 몇푼 더 벌려고 했다가 자식도, 니도 나중에 피눈물 흘리지 말라고~

그 언니,  아마 직장 생활을 한다면 그 어떤 일을 해도 정말로 잘해 낼 언니임에도 사춘기에 접어든

두 아들들이 아직은 못미덥다고, 이 시기는 지나고 나서나 맞벌이는 생각해보겠노라고 늘 말하고 있다.

 

 

 

 

 

 

 이 주변에도 집에 있는 전업주부중에서 부업을 하지 않는 주부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 다른 친한 언니 한 명도 구슬 부업으로 한달에 100만원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고 한 명뿐이라서 도저히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아들은 이제 9살 초등학교 2학년이다.

5천만원 넘은 경비를 들여 시험관 아기로 얻은 귀하고 귀한 아들이다.

학원도 많치도 않는 딱 한 군데만 보내고 대부분을 집에서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전업주부는 그러해야 한다고.........

예전에 알고 있는 전업주부는 점점 사라져가고, 이제는 부업 주부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고구마대를 뜯어와서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껍질을 벗겼다고,  어제 베란다에 말리고 있었다.

주말에는 고구마를 캐러 다녀왔다면서,  고구마와 고구마대를 챙겨서 내 손에 들려 줬다.

전업주부이나 늘 부지런 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건사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그 언니를 보면서 늘 나는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밤 까는 부업을 시작으로 그 언니의 본격적인 부업 시즌은 다시 시작된 건지도 모르겠다.

부지런과 성실함 그리고 진중함이 몸에 배여 있는 그 언니가 두 번 다시는 등 아픈 걸로 고생 하는 일은 없길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