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하는 말은 다 잔소리, 아빠의 말은 잔소리가 아닌 좋은 말씀(?)

2010. 10. 7. 06:00★ 아이들 이야기

 

 

 

 

 

보미야, 일기랑 금전출납부 기록은 잘 하고 있는 거지?

보미야, 엄마가 읽어보라고 했던  "가족사진" 책은 얼마나 읽었어?

보미야, 밥  먹고 나면, 제발 좀 먹은 반찬 그릇들 뚜껑 덮어서 냉장고 안에 넣어놔!

보미야, 옷 갈아 입고 나면 제발 좀 옷걸이에  옷 좀 제대로 걸어놔!

보미야, 니가 지금 몇 살인지 아니? 대체 엄마가 언제까지 니 한테 이런 잔소리를 해야 하니?

보미야, 혜미는 니 동생이야, 니가 언니덴 좀 참고 양보도 하고 해야지....왜 그렇게 이기적이니?

하루에도 최소한 한 두번 이상씩은 열세살 된, 큰아이에게 내가 해대고 있는 잔소리들이다.

좋은 소리도 한번 이상 반복해서 하면 잔소리로만 인식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멈추지 못하고 계속 하고 있다.

 

 

 

 

 

 

엄마, 잔소리 좀 그만 좀 할 수 없어요?

엄마, 내가 애길 하면, 무조건 내 편만 들어주고 나를 야단을 안 치면 안되요?

엄마, 나는 엄마처럼 재미 없는 범생이 같은 학생으로만 살고 싶지는 않아!

엄마, 나는 공부는 적당히 잘하면서 즐겁고 재미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싶어!

엄마, 나도 청소할려고 하는데 꼭 엄마가 그 때 청소하라고 애기 하면 하기가 싫어져!

엄마, 엄마 맘에 드는 딸은 공부도 잘하고, 예의바르고 건강하고 착한 그런 딸이지?

엄마, 나는 엄마가 나랑 놀이기구도 함께 타주고, 만화책도 함께 읽어주는 그런 엄마였으면 해!

엄마, 나도 엄마가 요리도 잘하고, 옷도 세련되게 입을 줄 알고 화장도 잘 하는 멋지고 예쁜 엄마였으면 해!

엄마, 엄마가 원하는 그런 완벽한 딸이 되기를 욕심을 부리지 말아줬으면 해! 나는 그냥 평범한 13살 초등학생이라구~

엄마, 엄마가 하는 말은 좋은 말이라도 다 잔소리처럼 들리고,  아빠가 하는 말은 잔소리로 안 들리고 그냥 좋은 말로 들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가 함께 어른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도 받고,

딸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하는 말들이 다름 아닌 나 자신에게 하는 말 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아이가 나에게 이런 엄마가 되어주세요! 라고 요구 하는 것을 다 들어주지 못하면서,

나는 내 아이에게 이리이러한 딸로 커주기를 주구장창 요구하는 엄마의 모습일 때가 너무 많이 있다.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놀아주는 시간은, 엄마인 내가 10배는 많음에도, 내 아이가 아빠를 더 좋아하고,

아빠의 말은 잔소리로 인식하지 않고,  참 좋은 말씀으로 인식하는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엄마는 잘못을 지적 할때도 그 부분만 지적하면 되는데, 너무 많은 말들을 하는 것 같아서 잔소리로 들리는 거고,

아빠는 자주 야단 치지도 않치만 가끔 나의 잘못을 애길 할 때도 지적하기보다는 타이른다는 느낌을 받아서,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지만, 아빠의 말에는 내가 수긍을 할 수 있다고 했었다.

이런 딸의 가르침이, 전혀 틀린 구석이 없음을 나 또한 인정하기에, 내 딸들에게 잔소리쟁이 엄마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앞으로 더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할 거라는 나 혼자만의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