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0. 14:01ㆍ★ 부부이야기
서랍장 정리를 하다보니, 그 동안 내가 속옷을 입을 때, 속옷 깊숙한 곳에 집어 넣었던 뻥들이 이리 많이도 쏟아져 나왔다.
내 신체적인 결함을 조금이라도 가려 보기 위해 이러한 것들을 사용 했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새삼스럽기도 했다.
가슴이 빵빵 하고 큰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다고 하면서도, 나 자신은 옷을 입을 때,
너무나도 맵시가 나지 않는 것이 보기 싫어서, 이 뻥을 가슴에다 집어 넣고 기존에 내가 갖고 있는
절벽 가슴보다는 좀 더 있어(?) 보이고 싶어서 뻥을 집어 넣고 다녔던 것이다.
결혼식날, 입던 웨딩드레스를 입을 때도 나는 여느 신부들은 하나 둘만 하면 되는 뻥을 3개를 집어 넣고도
들러리 하시는 여자분에게 "너무 마르셨네요...!" 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속옷 속에 집어 넣는 이 뻥을 보면서, 불현듯 나는 갑자기 내가 인생을 살면서
내 진짜 모습보다 좀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얼마나 많은 뻥을 치고 살았나를 생각 해봤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이 과거에 본인은 간들간들한 코스모스 같아서,
허리 사이즈가 20인치도 안됐다는 아줌마들의 뻥도 종종 듣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살집이 있어도 과거에는 말랐다는 그녀들의 말을 나도 분명히 믿는다.
나또한 예전보다는 뱃살도 존재하는 중년의 아줌마로 변해 있기 때문에~~~
그런데 허리가 20인치도 안되다니~~ 그건 참으로 믿기 어려운 사이즈라는 생각이 든다.
나또한 과거에 빼빼로 대회에 나가면 1등을 해도 될 만한 허리사이즈를 갖고 있었지만(이것도 뻥인가? ^^*)
그래도 가장 늘씬 했을때도 허리 사이즈가 22인치는 되었는데....
19인치랑 22인치가 무슨 차이냐고 하겠지만 그런 작은 뻥을 치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자식들의 이야기에도 약간의 뻥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나의 시어머님도 지금의 남편을 31살때까지 키우면서 본인의 속을 단 한번도 속을 썪힌적이
없었다는 말씀 또한 뻥이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친정엄마 또한 나 어릴때, 산에서 나무 해 놓은 나뭇가지들로 내 온몸을 때리시기도 하셨고,
수시로 부지깽이로도 때리신 적도 있으셨으면서도 나와 남편을 앉혀 놓고 ,
내 딸이라서가 아니라 난, 내 딸들 셋, 키우면서 매 든 적이 별로 없으셨다는 뻥을 치셨다.
성공한 정치인들, 성공한 사업가들도 나와서 본인들이 힘든 시기에 말없이 묵묵이
불만 없이 잘 참아준 아내에게 한 없이 고맙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말도 어느 정도 뻥이
심하게 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말 없이 참아준 고마운 아내?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100번중에 한번은 죽겠다고, 못 살겠다고, 힘들다고 하면서 치열하게 싸우기도 했을 것이다.
다만 지금의 안정을 찾아서 그런 작은 싸운 기억들을 덮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문득 서랍장 정리하다가 발견한 내가 애용하고 있는 이 뻥들을 보면서
나도 이제까지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뻥을 치고 살았을텐데,
그 정도가 얼마나 과했나를 생각해보면서, 앞으로는 되도록 뻥은 안 치고 사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
오늘 오전중에 시골 사진들 작업하고 글 작성하는데 4시간 걸렸습니다.
참 별것 아닌 사진들인데도.. 이런 작업을 누가 시켜서 하면 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블로그에 중독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 오는 시간에 맞춰 학교 앞에서 기다렸다가 두아이들과 안과에 들렀다 오니 이 시간입니다.
오늘은 다른 분들 블방 방문을 못할 것 같습니다.
저희집 아이들도 시험이 1주일 뒤라고 제게 공부 좀 봐달라고 합니다.
전 제가 공부 가르치는 것을 못해서 하기 싫은데 작은 딸아이 친구들 까지 와서
수학만 좀 봐달라고 하고, 큰아이는 사회문제를 봐달라고 하네요.
블로그 하면서 자식 공부를 함께 해주는 엄마들, 전 존경스럽습니다.
오전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시간과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만 블로그를 해 볼 생각입니다.
제 스스로를 조절해보기 위해서요...
시골 사진들은 내일 아침 일찍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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