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4. 06:07ㆍ★ 부부이야기
회사 판촉 술자리로 새벽 2시 30분이 되서야 귀가하신 피곤하고 고달픈 직장생활을 하고 계시는 서방님~
그러고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누군가 에게 빌려온 무협지 13권 시리즈 중, 13 권을 읽다가 내 옆에 와서 주무시던 서방님~
어중간하게 취해서 들어오는 날에는 이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알콜 증세는 보이고 계시는 서방님~
그런 서방님을 위해 자다가 깨서 꿀물도 타다 바치고, 뒷목도 주물러 주면서 남편의 건강을 챙겨주려는 노력을 하는 아내인 나~
술이 덜 깬 듯해서 출근 시켜주려는 마음에서 머리를 감고 나갈 채비를 하던 착한 아내였던 나~
처량하고 세상에서 젤로 불쌍한 목소리로 데려다 달라고 징징대면서, 애초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충혈된 눈의 서방님~
출근 하는 길에 들러 다른 회사에도 들러서 뭔가를 차에 실어야 했었다.
초행길이라서 운전이 미숙한 내가 두어번 버벅댔는데 그런 모습에 서방님이 면박을 줬지만 끽 소리 안하고 묵묵히 참아냈다.
우회전 하라니까......(지가 먼저 우회전 말도 안해줬으면서...... 난 그 길이 첨이었다. 열여덟이라는 욕 나올라고 했었다)
하면서 내게 짜증을 내는 서방을 참을 인(忍)자를 이맛빡에 새기면서 참아 냈었다. (난 운전에서만은 늘 겸손하기로 결심했으니까)
서방의 출근까지 내가 책임져야 할 의무는 없음에도 내가 그런 선행(?)을 베풀었으면 감사히 생각할 것이지~ 감사할줄도 모르는 놈이다. 정말~
남편 회사 200미터 앞에 도착을 할 때즘에, 우리 차뒤에 차 3대가 따라오는 중이고,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가 있어서
안정적인 길에 차를 세우려고, 처음 정지하려던 곳에서 조금 더 앞으로 가서 정지를 했더니, 남편이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
" 운전을 왜 그렇게 해? 왜 뒷차들을 신경써? 진짜로 답답하게 운전을 하네? 진짜로 깝깝스럽네... 흥~"
그런 남편의 모습에 나, 드디어 참지 못하고 한 마디 던졌다.
"뒷차 운전자가 당신 같은 남자면 내가 여기서 5초라도 서면은 당신 같이 차 안에서 난리 칠 것 같아서 그랬다! 왜?"
내가 젤로 많이 보고 배운 운전자가 바로 당신인데, 저 뒷차 운전자도 당신 같은 남자일것 같아서 그랬어
당신, 어떤 이유라도 앞차가 도로에서 정지하면 온갖 욕 다 하잖아!!"
그래도 지가 뭘 잘했다고 서방은 내가 운전을 답답해 한다고, 왜 뒷차들을 신경 쓰냐고 되려 더 화를 낸다.
나도 성질이 나서 운전석 문을 열고 나오면서 차 문짝 부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있는 힘껏 쳐 닫았다.
그리고 뒤도 안 돌아다 보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오는데 주책없이 왜 그리 눈물이 쏟아지던지.....
아마 그게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는 출근길만 아니었다면 남편이랑 대판 붙었을 것 이다.
나도 욕이라도 실컷 해줄걸.. 열여덟이라고~~ 나도 그런 욕 할줄 아는데..
진짜로 뻔뻔해도 정도가 있어야지....... 술마시고 새벽3시가 다 되서 들어온 서방, 뭐가 이쁘다고, 꿀물 대령하고,
아침에 힘들 것 같아서 출근까지 시켜주는 나 같은 마누라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다고~~
진짜로 저렇게 치사빤스 같은 남자, 밖에서는 의로운척, 사람 좋은척 하면서 위선을 떨고 댕기면서..흥 정말로 웃기는 인간이다!!
그냥 분하고 슬프고 맘 같아서는 남편 쫓아가서 싸대기라도 한대 쳐올려주고 싶었다. 진짜로 그 순간에는 그런 심정이었다.
지깐게.... 부화가 치밀어 오르고, 내가 두번 다시 니놈의 출근을 시켜주나 봐라,
니놈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두번 다시 내가 대리 운전도 안 해주고, 출근도 안 시켜줄거라고~~ 다짐의 다짐을 했다.
그 싸움으로 남편을 위해 챙겨간 내 가방속 따끈따끈한 호빵 2개랑 윌요쿠르트도 고스란히 집으로 들고 와야 했다.
미안하다는 전화 한통과 이번 달에 아이들이랑 함께 기차타고 춘천이나 다녀오자고 기차표 알아보라고 생색이다. 웃긴다.
그리고 어제도 판촉이었고 오늘도 새벽에 들어와 주셨다. 내가 오늘 출근 시켜주라 봐라~ 흥~
'★ 부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구건조증과 중년 아줌마의 건강 챙기기 (0) | 2010.11.07 |
---|---|
아끼다가 * 된다는 말을 생각할 때가 있다. (0) | 2010.11.05 |
10월의 마지막 날의 용마폭포 공원으로의 나들이 (0) | 2010.11.03 |
남편이 옷 사입으라고 백만원을 줬습니다. (0) | 2010.11.02 |
성실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한 딸과 엄마 (0) | 2010.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