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기로 하고, 제일로 바빠지는 사람은 아내뿐이다.

2010. 11. 10. 06:00★ 부부이야기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

두려움과 막연한 설레임 그리고 마음으로 너무 많이 의지가 됐던 두 언니들과의 이별...

이 모든 감정들로 심란하기도 하고,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니 많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우리집에서 살게 될 사람과 계약이라는 것을 했다.

8년전, 이 곳으로 이사오면서 부동산에 들러 계약서라는 것을 써 보고

이런 부동산 관련 계약서를 써 본게(요즘은 다 컴퓨터로 뽑아서 작성했다) 오래만이다.

세입자에게 계약금을 받고 주인인 내가 영수증을 써주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 왜 그리도 긴장이 되고 무섭던지...

두 언니들을 불러 계약 할 때 내 옆에 있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무섭고 긴장 될 일이 뭐가 있냐면서 혀를 차면서 그런 니가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사귈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늘어지게 한다.

누구보다도 나의 성격의 부분부분들을 너무 많이 알고 있는 언니들인지라 그런 언니들 같은

사람들을 내가 어디 가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난 현금을 무서워 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살면서 나 혼자서 내가 들고 다니는 가방안에 현금 10만원 이상을 넣고 다닌 적이 없었다.

남편이 옆에 있거나 누군가가 내 옆에 있을 때, 큰 돈을 갖고 이동하는 것에는 겁나지 않는 데

나 혼자 걸어갈 때는 현금 10만원 이상은 들고 다니는 것도은 그냥  무섭다.

대부분이 텔레뱅킹이나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을 하거나, 통장에서 늘 바로바로 자동이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우리집엔 현금을 두는 경우도 많아야 몇 만원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에 우리집에 도둑님이 들어오시면 참 훔쳐 갈 것이 없을 것이다.

현금도  집 구석구석을 뒤져 봤자 5만원 정도(그것도 많으면) 밖에 없을 것이고,

금붙이도 하나도 없다. 예저녁에 집에 있는 금이라는 금은 다 긁어서 팔아먹어 버렸기 때문이다.

진짜로 우리집에  도둑님이 든다면, 그 도둑님이 그럴 것이다.

 에이.. 오늘은 정말로 재수가 없군! 하고 우리집에 가래챔뱉고 나갈지도 모른다.

훔쳐 갈만한 것은 작년에 구입한 양문형 냉장고(넘 무거워서 못들고 가겠지만-승강기도 없는 집이라서 더더욱 더)

말곤 전자제품중에도 훔쳐 갈만한 것도  하나도 없는 듯 하다.

어쩌면 생수통에 20분의 1정도 찬 동전통은 들고 갈런지 모르겠지만~~

 

 

 

 

 

 

톨게이트 근무 시절에는 매일매일 돈을 만졌다.

100여미터 되는 기나긴 지하통로를 나 혼자서 까만 가방에 현금을 기십만원씩 혹은 1,2백만원씩

넣고 다니는 경우에는 전혀 겁이 안 났었다.

그건 아마도 그 돈은 내 돈이 아니라는 생각과

24시간 그 긴 통로를 CCTV가 나를 지켜보고 있어서 무섭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 곳에서 지폐를 만지는 일을 2년 8개월동안이나 했지만 지금도 나의 지페를 세는 모습은 참 서투르고

남이 보기에 어설프기 그지 없는 모습일 것이다.

어제 계약금 받은 것도 언니들에게 세어 달라고 건네 줬다. 고작 만원권 50장이었는데... 

일할 때는 만원권 300장까지 세어서 묶음으로 묶은 일도 척척 잘(?) 했었는데 말이다..

 

 

 

 

 

 

 

 

은행일을 보고, 작년에 도배를 했지만 주방만 벽지를 해달라는 세입자분의 요구대로

그러기로 하고, 약한 수압으로 모타도 냉수쪽도 달아달라고 해서 그런 잡다한 일들을

알아보고, 욕실 문고리도 고치고(이웃의 언니 남편분이 해줬다)

5년전에 우리 서방님이 주먹으로 깨부순 방문짝도 이제서야(그동안 아이들 대형 역사연대표로 가리고 살았다)

이웃의 언니 남편분이 내일 고쳐주신다고 하시고, 베란다 유리문도 갈아 끼웠다(이것도 3년전에 깨졌다, 물론 이건 서방이 깬것은 아님)

아이들 전학문제도 알아보고.. 영어학원 수강료도 이번주까지만 다니게 되니 그것도 알아봐야하고...

전학을 하고 나서는 꼭 초등학생과 중학생들 전학 관련 부분에서 알게 된 작은 정보들도 정리해서 올려야 하겠다.

대출 설정도 다른 은행으로 갈아 타기 위한 서루들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너무 바쁘다. 다음주에 아이들은 전입신고와 함께 부천에서 학교를 다니게 될 것이다. 물론 나도..

그러다보니 하루가 너무나 짧다.

그런데 우리 서방님은 본인의 생활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해서 참 부럽다는 생각 마저 든다.

결혼해서 이번 까지 4번의 이사를 경험 했지만 늘 아내인 나만 바쁘고 남편은 다른 사람처럼

우리집 이사와는 별 상관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사를 하면 정말로 제일로 바빠지는 사람은 주부뿐인 듯 싶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