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관을 보니..

2011. 1. 7. 06:00★ 부부이야기

 

 

 

추운 겨울이 되면 전업주부인 나는 현관문을 나서지 않고 하루를 다 보내는 날도 있다.

어릴 때도 겨울 방학에는 시골집에서 대문 밖으로 단 한번도 나가지 않고 지낸 적도 많았다.

어찌 보면 외톨이적인 성향이 강한 성격이며, 그렇게 혼자 지내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지도 못한다.

피부 거죽을 덮고 있는 살가죽이 얇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추운 겨울이 되면 내의는 필수이며

학교 다닐 때는 양말도 두 컬레씩 신는 것도 기본이었으며, 내의도 두 벌씩 입고 다니던 여학생이었다.

추운게 너무너무 싫은 나였다. 그래서 겨울에는 가스비 절약하는 것에는 많이 어려움을 느낀다.

 

 

 

 

 

기침을 하는 작은아이 손을 잡고 인근 병원을 찾았다.

살을 에이는 매서운 겨울 바람에 입이 얼얼하고 손도 얼얼해져서 움직이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자주 가는 집 주변 마트 사거리의 횡단보도에 작은아이 손을 잡고 서 있는데.

신호등이 고장 나서 경찰관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전경인지 순경인지 모르겠지만 귀마개까지 했음에도 몇시간씩 교대로 하는 지 모르겠지만

그 앳된 얼굴의 경찰들을 보니 마음이 괜히 짠해졌다.

얇아 보이는 바지속에 내의를 두세벌씩 입엇다 치더라도, 내가 그 마트와 병원과 은행일을

보는 시간동안, 교대도 하지 않는 네명의 경찰들이 차와 사람들 교통정리를 쉬지 않고 하고 있었다.

얼마나 추울까? 나또한 예전 톨게이트 근무 시절, 두어달 동안 직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하이패스 차선에서

위반 차량이나, 잘못 진입하는 차량들을 안내하는 일을 추운 겨울에 한 적이 있었다.

1시간 30분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선에서 근무하다가 30분 쉬고, 또 1시간 30분을 차로에 서 있고를 했었다.

아무리 두툼한 외투를 입었어도 그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선에서 형광봉을 쥐고 서 있는 일은 절로 눈물이 나게 했었다.

귀마개를 하고 장갑을 끼고 근무하는 그 앳된 젊은 경찰관들의 엄마가 그 모습을 본다면, 눈물을 흘릴 것이다.

 

 

새벽바람을 가르며 신문 배달을 하는 사람이나, 칼바람 같은 겨울 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도로위 청소를 하는 환경미화원분들이나 우유 배달을 하는 분들등등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요즘 처럼 살이 에이는 겨울이 되면 미처 내가 알지 못하는 곳곳에서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집에만 있는 주부로서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