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8. 06:30ㆍ★ 부부이야기
날마다 이혼을 꿈꾸며 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던 때에는
나는 진정으로, 이혼을 꿈꾸고 있었으며, 앞이 보이지 않는 나의 미래에 흐느끼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 당시에 나의 심정들과 상황들을 내가 긁적이는 한풀이식의 글로 나만의 해소방법을 선택했었다.
그리고 자신의 힘든 이야기들을 들려주시는 분들을 글로 접할 수 있었다.
남편의 폭행과 끊임없는 외도로 당시의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힘든 일을 겪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시는 분들도 있으셨다.
그런 분들의 글을 밤늦은 시각에 읽으며 혼자서 흐느껴 울던 기억도 많다.
맞벌이를 시작하면서부터 나의 힘들었던 결혼 생활은 서서히 보통의 부부의 궤도에 올라섰던 것 같다.
그 당시에도 여전히 다투고 그 싸움의 원인은 99%가 술 그리고 시댁관련된 문제들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캄캄하던 나의 결혼생활의 미래에 희망이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종종 나는 예전 힘들었던 시간들의 이야기를 글로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내 글에 비공개의 댓글로 현재 본인의 힘든 상황에 이야기들을 하는 분들을 종종 접할 수 있었다.
나의 직선적인 표현에 어떤 분들은 지 얼굴에 침뱉는식의 나의 글에 염려를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으며,
이런 공간에 너무나 사적인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아낙인 나를 경박하다고 탓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제 겨우 10년 남짓 넘은 결혼생활을 한 주제에 니까짓게 힘들었으면 얼마나 힘들었길래..
라고 하며 혀를 차는 분들도 분명히 있으셨을지도 모르겠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내게 필요 했던 것은 따끔한 충고도 아니었으며, 현명하게 살아는 방법도 아니었다.
그냥 내 애길 들어주는, 내 힘든 이야기를 비웃지 않고 들어 주고 읽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 했을뿐이다.
보통의 여자로 보통의 아내로, 어리석은 엄마로 내 아이들에게 최선도 다하지 않았던 과거속의 나에게,
나보다 더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자식들에게는 헌신적이고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던 인내심 강하고 현명한 아내들의 이야기들은 먼 나라 애기처럼 들렸으며, 위대한 그녀들의
이야기에 나는 더 철저한 소외감을 느꼈으며, 초라한 내 모습을 확인시켜주는 확인 사살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나는 지금도 가끔, 그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대한민국의 아내들의 힘든 이야기에 눈물을 흘린다.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그녀들에게 어줍찮은 충고 따위는 할 수 없음을 느낀다.
그녀들이 원하는 것은 현명한 대처 방법이 아니라 그녀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먼저 이고, 그 다음이 현명하게 살아야 하는 방법들과 자신을 더 사랑하는 방법들 일 것이다.
지독하게 힘든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현명하고 끈기 있게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지혜로움으로 대처 했던 아내들의 이야기들은 힘든 시간에 놓여 있는 그녀들을 더 초라하고 비참하게 만든다.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조금은 꼬여 있는 그녀들에게 그런 현명한 아내의 모습은 먼 애기처럼,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며 자기 자랑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으니까...과거의 나에게는 그랬다.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에게는그런 어줍잖은 충고 따위는 별로 도움도, 위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내 과거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현재의 나와 남편, 그 당시와 비교해서는 그럭저럭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나만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었다.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나는 참으로 최선의 최선을 다하며 살았고
지금의 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 내 공이 99%였으며 남편의 공은 2% 정도나 될까 말까라고 생각했었다.
사람 같지도 않는, 어머님이 덜 키운 아들을 내가 사람을 만들었다고 착각을 하면서 살았다.
최근 2,3년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 했으며 그게 진실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내가 힘들어 했던 시간 동안, 남편도 많이 힘들어하며 견뎠다는 것을.
블로거로서 공정한 글, 객관적인 글을 써야 한다는 부분에서 나는 부족한 아줌마 블로거다.
오프라인에서의 사교적이지 못한 나는, 이 온라인상에서만은 용감한 아줌마로 나를 보여줄 수가 있었다.
내 블로그에 와서 댓글로 나의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에 공감해주시는 이웃분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베스트를 달아서 좋을 때보다, 겁이 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댓글이 많아지면 그 댓글에 답글 다는 것에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었다.
가끔씩은 댓글이 많아져서 답글 달기가 버거운 경우도 있었다.
그냥 블로그에다 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는 것도좋고, 여기서 수다를 떨 수 있어서 좋다.
광고성 다음 뷰를 달면 마우스로 조금이라도 작대기를 좀더 내려서 봐야하는 것도 귀찮고
주렁주렁 뭐가 달린 것 같아서 그냥 안 달고 있다.
블로그는 내 중요한 일상이 되었지만 블로거로서 블러그 운영에 대해 좀더 공부를 해야 함은 느끼면서도
발전도 그런 것은 안하고 싶은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이혼을 꿈꾸는 여자가 아니며,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여자가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블로그에서 나는 충분한 위로와 치료를 받았으며 너무 많은 것들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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