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5. 06:00ㆍ★ 부부이야기
예전 이웃으로 지낸 언니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강원도 태백 시골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던때에 그 언니의 시어머님이
직접적으로 그 언니에게 " 넌, 정말 이쁜 얼굴은 아니지? 어딜 봐도 이쁜 얼굴은 아닌 것 같다!"
라는 말을 했다고 했었다. 그 언니 나이, 스물 다섯살에, 시부모님 모시고 함께 살고 있던 그 때에~~~
그 애길 듣고 너무 어이 없고 요즘 같은 세상에도 그런 시어머니가 있었다니....
그 언니와 이웃으로 7년 가깝게 살면서 한번도 그 언니가 못생겼다는 생각은 해 본적은 없었다.
대단한 미인은 아니었다 해도 늘 보던 언니였고 느껴지는 이미지가 워낙에 차분하고 찬찬했던
이미지였던지라, 못생겼다느니, 이쁘다니니 그런 느낌으로 그 언니를 생각해 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언니의 시어머님은 대체 어떤 분이셨길개 함께 사는 며느리에게 대놓고
못생겼다는 말씀을 하실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마흔 한살의 아줌마인 나는, 두 딸들에게 늘상 못생긴 엄마라는 말을 종종 듣고 살고 있다.
딸들에게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상처 받은 적도 없으며, 그런 말을 되새김질 해서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잘생긴 아빠라고 말하는 두 딸들에게 서운해 해본 적도 없었다.
자라오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대놓고 못생겼다는 말은 들어 본 기억은 없다.
이뻐서가 아니라, 나를 향해 못생겼다는 말을 할 정도로 나에게 지독한 미움을 표현한 사람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나의 큰 딸, 요즘 들어 외모에 꽤나 신경을 쓰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텔레비젼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고, 종종 못생겼다느니, 잘 생기거나 이쁘다느니 하는 말을 종종 하기도 하는
평범한 요즘 아이들중의 한 명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종종 사람을, 친구를 표현할때, 보여지는 외모를 가지고 평하는 두 딸들에게 나무라면서 교과적인
훈계를 하는 엄마로 존재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요즘 시대는 외모가 차지하는 부분이 우리때보다
훨씬 많이 차지하고 있음은 어쩔수 없는 현실인 듯 싶다.
"외모도 경쟁력이다! "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내 아이들에게서 발견한다.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사람을 볼 때, 생김새보다는 그 사람에게 받는 느낌으로 그 사람을
내 멋대로 평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텔레비젼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면서 이쁘네 안이쁘네, 잘생겼네 못생겼네 라는 말을
아무렇치도 않게 하는 우리집 두 딸들의 모습에서도,
그리고 마흔 여섯이 되는 우리집 유일한 남자인 내 남편마저도 무슨 말 끝에 여자를 말할 때,
이쁘네 안 이쁘네라는 말을 가끔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판을 하면서도
우리 가족부터도 사람을 보면 젤 먼저 그 사람의 외모에 대한 평을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외모지상주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음을 어쩔 수 없이 실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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