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14. 06:00ㆍ★ 부부이야기
가까운 S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다.
사춘기의 아들이 엄마인 자기의 모든 말들은 잔소리로만 듣고,
무슨 말끝 마다 " 엄마가 뭘 알아!" 라는 말을 하면서 자길 무시한단다.
S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큰 평수들만 있는데다가 좀 사는 동네인지라,
아들 친구들의 부모들 대부분이 명문대나, 적어도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왔다고들 했다.
엄마 아빠의 직업들도 교수나 변호사 의사 혹은 대기업의 간부인 경우나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도 했다.
S는 현재 전업주부로 결혼 17년차이며 아들과 딸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16살 아들, 11살 딸)
S의 남편은 전문대를 나와 안정적인 직장인으로 중간간부 직함을 갖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편도 아니고 시댁과의 관계도 아주 좋은편이다.
그런데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아들에게 종종, 자신이 무시 받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면서, 자식에게 자랑스러운 부모 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S는 지금도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다.
학교 다닐때에도 성적이 아주 우수했지만 집안 형편상 스스로가 대학진학의 꿈을 포기했던 사람이다.
결혼하고도 수년 동안 맞벌이를 했고 그 덕분에 지금의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남편 또한 지극히 근면성실했으며 엄마로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는 사람이다.
가정적으로도 그 동안 문제가 없었고, 엄마 아빠로서도 크게 부족한 면은 없는 부부인데
근래 들어 S는, 아들로 인해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도 가끔, 내 두딸들에게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엄마 그 옷 입고 나가지 마! 에휴~ 엄마는 진짜로 너무 촌스러워~" 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나의 외모적인 부분을 아주 가끔, 남편과 합세해서 앞판 뒷판 구분이 안 간다는 농담을 하기도 하는 딸들이다.
그리고 가끔씩은 내 딸이지만 참 버릇 없이 내게 구는 경우도 많았고
애네들이 엄마인 나를 너무 무시하네... 라는 느낌을 받은 적도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걸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딸 이라서 그런 것도 있었고, , 친구들의 엄마나 아빠가 교수거나 변호사라는 말을 하면서 엄만 왜 대학 안왔어?
라는 질문을 두 딸들에게 처음 받았을 때, 나는 망설임이나 꺼리낌도, 부끄러움도 없이
엄마는 공부를 진짜로 안했고 그리고 무진장 못했거든, 엄마 같은 사람이 대학 갔으면 큰일났지...
라고 대답을 했고 그것에 별로 두 딸들에게 미안하다거나 부끄럽다는 생각까지는 하질 못했다.
공부 안 한것이, 못한 것이 자랑스럽게 떠들일은 못되지만, 그렇다고 한 없이 부끄럽다는 생각도 안했다.
특별히 딸들에게 주눅 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다른 이유들로 많이 미안해 한적은 많았지만~
내가 보기에, S가 조금은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조금 반항기 있는 눈빛이나,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잠을 깨울 때
뿌리치는 행동 때문에 심한 상처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회사 일로 늘 바쁜 남편은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거의 없고, 자식들의 모든 교육의 대한 부분이
엄마인 S의 몫이라는 생각에 사소한 아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은 것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다 전업주부가 된지 얼마 되지 않는 상태라, 엄마가 집에 있게 되면
한 없이 좋아라만 하는, 작은 아이인 딸내미의 애교스러운 행동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엄마와의 거리를 두려는 듯한 16살의 아들의 사춘기를 조금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자주 느끼게 된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어 주는 것도 어렵고
자식에게 참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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