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날리는 주말이었다.

2011. 3. 29. 10:53★ 부부이야기

 

 

쉬는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 일산에 갔었다.

이 곳으로 이사와서 주말에 뛸 수 있는 축구 모임을 찾던 남편이 회사의 법무팀장이

살고 있는 일산의 축구연합회에 간다고 해서, 큰 아이가 일산 호수공원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큰 아이는 어딜 가겠다고 결정이 되면 제일 먼저 인터넷으로 가고자 하는 곳을 검색부터 한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사람들이 별로 많치 않았던 토요일 오후였다.

 

 

 

큰 아이가 2주일 전부터 우리 가족들끼리의 여행을 조르고 있는 중이다.

가까운 춘천으로라도 1박을 하고 오자는 제안을 하면서, 내 핸드폰 창에  문구까지 저장해 놨다.

" 엄마, 우리 가족 여행 가자.... 내 소원이야.."

3년전쯤에 안면도로 떠난 안면도로의 1박2일의 여행 말고는 우리 가족들만의 여행은 가 본 적이 없는 우리들이다.

시골할머님 집이나 이모가족들과의 여행은 진정한 가족 여행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 싶다.

 

 

 

 

작은아이는 여행보다는 오로지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열망으로 매일 매일 내 핸드폰에 문자를 보내고 있다.

" 엄마, 알쥐~~~ ^^*엄마, 떡볶이, 떡볶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아하는 것이 엄마보다 떡볶이라고 말할  정도로 작은아이는 떡볶이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소원이라는것들을 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엄마인 나는

그걸 아직도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비활동적인 엄마인 나 때문에, 아이들 마저 방콕 하는 아이들이 될까 걱정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가족여행도, 마음으로는 들어줘야지 하면서도 지금까지도 미루고 있는 중이다.

떡볶이는 사주기는 하되, 아무래도 밀가루인 식품이라 자주 못먹게 하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큰 아이는 이번 중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평균 점수 85점만 넘으면 가족여행을 가자고 요구하고 있고,

작은 아이는 5학년 중간고사에서 평균 98점을 넘으면 떡볶이를 매일 해달라고 하고 있는 중이다.

 

 

 

 

 

키가 작은 작은아이가 스스로가 달리기 계주로 뛰고 싶다고 지원을 했다고 했다.

작은아이 학교 학부형 총회에도 다녀왔다.

얌전하고 조용한, 너무나 모범적인 작은아이의 대한 칭찬뿐인 선생님의 말씀에...

집에서는 왈가닥이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작은아이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 내내 반 대표로 달리 계주로 뛰던 언니가 내심 부러웟던 것 같다.

 

 

 

 

4시간을 넘게 외출하고 다녀온 토요일 오후, 두 아이들은 집에 들어오자 마자 쓰러졌다. 피곤하다고~~

하지만 다시 연 날리러 가자고.... 무조건 주말이면 밖으로 나가자고 하는 큰 아이,

밖에 나가게 되면 타야 하는 차 때문에 멀미를 하는 작은아이는 나가는 것은 좋아하되, 차 타는 것을 싫어한다.

요 며칠, 별 일은 없었음에도, 치과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는 나는 하루해가 짧다고 느끼고 있다.

오전은 외출하고 돌아와선 아이들을 위해 간식과 한자 공부를 챙기고, 문제집 채점을 한다.

남편이 돌아올 때는 되도록 블로그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지냈다.

그러다보니 요리 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독서하는 시간도 좀 생겼다.

평범한 전업주부의 생활에 충실하다 보니, 매일 블로그 글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게 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