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약에 중독이 되어가는 현대인에 나도 포함된다

2011. 4. 26. 06:00★ 부부이야기

 

 

 

홧병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자신의 마음만 잘 다스릴 수 있다면 현재 앓고 있는 많은 잔병들 중, 상당 부분을 약 없이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약에 중독이 되면 조금만 속이 아프거나 불편해도 약을 먹지 않으면 낫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난 달에도 나는 역류성 식도염 약, 한달치를 처방 받아서 복용을 했었다.

암 환자에게 비타민제를 새로운 치료약이라고 줬는데 암세포가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보도도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내가 먹는 약에도 그런 심리적인 것도 작용을 하는 건지, 시댁만 다녀오면 꼭 어딘가가 아프고

탈이 나는 것 같아서 약을 복용하고 나면 그 증상들이 호전되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남편의 양파즙을 매일 매일 대령을 하고 있지만 정작 나는 특별한 건강식은  챙겨먹지 않고 있다.

요즘은 살이 찌지 않아서 심하게 마른 체형을 가진 큰 딸을 위해, 조만간 보약이라도 한재 지어 먹여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

머지 않아 남편과 나, 모두가 중학교 1학년인 딸을 올려다 보면서 애길 해야 할 날이 올 것 같다.

발사이즈도 나와 같아진 보미, 기럭지만큼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숙녀는 되겠지만

나와 같이 보기 싫을 정도로 심하게 마른 몸을 갖게 되는 것에는 절대적으로 걱정이 되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더 보미에게 많은 먹거리들로 영양을 보충해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체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큰 딸에게 포동포동한 이쁜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안구건조증으로 매번 인공눈물을 처방 받아서 지내고 있는 나,

요즘에는 인공눈물이 아닌 뜨거운 온찜질로 눈을 감싸주면서 눈주변에 촉촉함을 주려는 시도를 해보고 있는 중이다.

블로그 글을 쓸 때만 끼던 안경도  지난 주부터는  컴퓨터 수업을 받을 때도 끼게 되었다.

이제 마흔 두살인데 벌써 여기저기 이리 고장이 났다고 신호를 보내는 걸 보니 심히 걱정이 된다.

남편은 술을 자주 마신다는 이유로 스스로 건강관리를 위해 축구라도 하면서 건강을 위한 노력을 하는데 비해

아직까지도 나는 몸에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면 얼른 병원부터 가서 약으로만  떼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그게 맘 먹은대로 운동으로 이어지는 게 쉽지가 않는 듯 하다.

약에 의지하다보면 내성이 생겨서 그 효과도 볼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내 몸을 방치하고 있는거다.

그 흔한 드링크제도 절대로 마시는 법이 없고, 그 흔한 비타민제도 안 먹고, 그 흔한 커피나 술따위는  입에 축이지도 않고 살고,

그 흔한 군거짓은 전혀 안하면서도, 조금 불편하다 싶으면 쪼르르 병원으로 달려가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은 나의 성격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