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4. 06:00ㆍ★ 부부이야기
일 때문에, 술자리로 인해 새벽에 들어오는 날이 대부분인 서방님이셨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날들은 늘 나와 두 딸들은 우리 셋만 우리집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축구를 하러 나가던지라 반 나절은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서방님이셨다.
1주일에 4일정도는 새벽에 들어오는 서방님이었지만 출장 같은 것은 없는 직장인 관계로
바깥잠을 자고 오는 경우는 흔치 않는 일이었다.
그런 남편이 회사에서 1년에 한 번씩 가는 야유회를 어제 떠났다.
생전 처음으로 저기 먼 경남 통영으로 1박2일로 떠났다.
가족도 함께 가는 자리였지만 두 아이의 시험기간이었고 나란 사람은 그런
편치 않는 자리는 무조건 참석을 하지 않는 사람인지라 남편만 혼자 떠나야 했다.
남편은 두 딸들이라도 데리고 가고 싶어했지만 내가 남편 혼자 다녀오라고 밀어냈다.
오후 2시쯤에 도착했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정말로 좋다고.. 애글 데려 올걸 그랬다고... 다음 번에 꼭 우리 가족들끼리 오자고~
어딘가를 가든간, 혹은 맛난 음식점엘 다녀오면 꼭 그렇게 다음 번에 우리 가족들기리 가자는
말을 습관처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다.
늦은밤에도 전화를 했었다. 기분 좋게 취한 남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남편이 공식적으로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에는 문단속을 특별히 더 하게 된다.
참 이상하게도 그렇게 된다. 새벽에 들어오는 날이 허다해도 문단속을 특별히 한 적은 없는데..
뭔가 불안하고 큰 보호막이 없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남편이 새벽3,4시에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날에도 남편의 출발한다는 전화에 잠을 깰 정도로
종종 편히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은데도, 우리집에 남편이 없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예전에 몇 번, 시댁에 일이 있어서 남편 혼자서 다녀오면서 자고 오는 날에도, 나는 새벽6시까지
단 한 시간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날밤을 세운 적이 있었다.
밉고 꼴도 뵈기 싫은 날이 그리 많았음에도, 내가 살고 있는 한 집에서 서방님이 자고 있고
들어올거라는 사실이 변치 않는 날에는 잠을 이룰 수 있지만,
확실한 이유가 있어서 집에 들어올 수 없는 날에는 거의 날밤을 새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걸 보면
아직도 나는 성격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는 듯 하다. 그걸 집착이라고 해야 하나...
결혼전에는 두 동생과 자취생활을 할 때는, 은행에 다니는 동생이 회사에서 야유회를 가서
1박을 하고 온 날에도 나는 한숨도 못자고 밤을 지세운 적이 있었다.
아마 나중에는 내 두 딸들이 커서 여행을 떠나 1박을 하게 되면 그 때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엄마가 될런지도 모르겠다.
참 이런 내 성격, 고쳐야 하는데.... 아직도 그걸 못 고치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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