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같은 언니, 애기 같은 동생의 동거생활

2011. 7. 29. 06:00★ 아이들 이야기

 

 

 

집에 텔레비젼도 없애 버린 무정한 엄마가 출근 하면서 컴퓨터 모니터에 쪽지까지 붙혀놨다.

"쇼핑물 사이트 접속 불가, 네이트 온 접속 불가,  네이버 만화나 인터넷 소설 읽기 금지"

그리고는 책 읽고 독서록 써 놓고, 컴퓨터는 방학숙제 할 때만 활용할 것,

EBS 방송 듣기, 학원 가는 시간 외에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기~~~

엄마가 말하지 않는 날, 택배라고 초인종 눌러도 숨 죽이고 가만 있고 현관문 열어주지 말 것~~

화장대 1번 서랍에 현금 3만원 있으니 비상시에 사용할 것 "

 

 

 

맞벌이를 한다고 두 딸들을 학원으로 내돌리는 엄마는 아니다.

왜냐하면 학원비도 우리 가계에 부담이 되기도 하고, 학원에 간다고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라는 엄마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그런 이유들로 내 딸들은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친구랑 놀고 싶으면

친구들을 우리집으로 부르기를 권하는 엄마로 존재하고 있다.

그런 재미 없고 딱딱한 엄마의 규칙이 100% 지켜지느냐..... 그건 아니다. 그래도 그걸 거두지는 않고 있다.

 

 

 

 

 

아침이면 작은아이가 이불을 개고 큰 아이는 밥상을 차린다.(방학하고 나서 늦잠을 잔다)

낮시간에는 큰 아이가 팥빙수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참치 넣고 김치 찌게를 만들어서 동생과 함께 점심을 먹기도 한다.(맛은? ^^* -- 내가 만든거랑 비슷하다)

엊그제는 감자와 양파를 갈아서 감자전에 치즈가루를 뿌려서 동생과 함께 먹었단다. (이건 나보다 보미가 훨씬 잘한다)

14살인 기럭지만 긴 내 큰 딸은, 참 나랑은 다르게 요리 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의 퇴근 시간에 맞춰 설거지를 해 놓고, 밥을 해 놓는 날도 많았다.

 

 

 

 

 

 

우리집 큰 아이는 아직도 공부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습관이 들여지지 않았다.

중간고사 점수에서 평균 10점을 올려서 여름방학식날, 노력상을 받아 가지고 왔다.

초등학교 때 성적은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큰 딸을 보고 느꼈다.

그래도 이제는 평균 5점만 올리면 평균 점수가 90점대에 진입을 할 수 있으니 기대를 아예 버리는 못하게 된다. ^^*

대신 우리집 큰 딸은 지 동생을, 엄마처럼 잘 챙겨주는 마음은 세상의 어떤 언니보다 강하다.

때때로 으르렁 거리며 싸우면서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기도 하는 자매지만, 그건 커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동생은 언니보고 못생긴 주제에..... 라고 놀리고, 언니는 동생보고 땅꼬마 같은게.. 라고 하면서 싸운다)

언니가 없었다면, 동생이 없었다면 엄마는 우리가 스무살이 될 때까지 절대로 직장 못 다녔을거라고 말하는 딸들이다.

그렇게 내 두 딸들은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점도 많은 아이들이지만,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은 각별함을

느낄 때마다 엄마인 나는 그저 감사하고 이쁘게 커주는 것 같아서 한 없이 고맙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