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돌보기 힘들어요, 동생 낳아달라는 말, 다신 안할께요... 엄마...

2011. 8. 30. 14:45★ 아이들 이야기

 

 

 

마흔 두살인 엄마에게 동생을 낳아달라는 말을 수시로 하고,

낳아줄 수 없다면 입양이라도 하자는 말을 하던 작은아이 혜미였다.

이번 이모부님 부고소식으로 이제 24개월이 된 여자아이를 맡게 되었을 때도

누구보다도 기뻐하던 혜미였다.

이뻐서 어쩔 줄 모르고, 너무 귀엽다고 몸서리를 치던 혜미였다.

이모와 엄마, 아빠가 이모할아버지 장례식에 다녀올 동안에 아이를 봐줄 수 있냐는

물음에도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하던 혜미였다.

나또한 중학생인 보미가 있던터라 이모부님 장례식에 참석을 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2시간 30분 걸려서 장례식에 도착을 했었다.

 

 

오후 5시에 도착한 장례식장,

익숙하지 않는 향을 피우고 절을 하고 그 동안 얼굴 본지가 오래된 친지분들과

외사촌 오빠 언니 동생들과 인사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저녁 8시부터 내 핸드폰은 불이 났다.

엄마 대체 언제 오냐고? 지우(이모 손녀)가 무슨 짓을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빨리 오라고..... 울먹거리기까지 했다.

뒤늦게 도착한 남편이 저녁을 먹고 시골에 계신 아빠가 오신 것도 보고 나서

시간을 보니 밤 9시가 넘었고 그 동안에도 혜미가 엄마 빨리 오라고.....

지우 못보겠다고... 내일 나 개학 하는데 잠도 못자겠다고....

두 동생은 이모부 발일날, 장지까지 따라가기 위해 장례식장에 남고 나와 남편만

서둘러서 장례식장을 나왔다.

 

 

 

 

 

 

 

집에 도착을 하니 밤11시가 조금 넘었다.

녹초가 된 보미, 혜미, 특히 혜미는 나를 보자 뛰어와 안기면서 울었다.

"엄마, 우리 키울 때도 이렇게 힘들었어? 나, 다시는 엄마한테 동생 낳아달란 소리 안할께~" 라고 했다.

감기에 걸린지가 3주일이 넘었다는 아이가 밤새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울었다.

방이 딱 두 칸뿐인 좁은 우리집이기에 아이 울음소리로 아이들과 나도 잠을 설쳤다.

엄마, 아빠와 이렇게  며칠동안 떨어져 본적이 없는 아기인지라 잠자리가 바뀌자  더 힘든 것 같다.

나도 분명히 두 딸들을 키웟던 엄마였음에도 그게 벌써 얼마나 지났다고

이리 어린아이를 2박 3일을 봐주는 것만으로도 힘들다는 생각을

내 아이가 아니라서 더  조심스럽고 걱정이 되는 마음도 크기 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기를 돌본다는 이유로 나는 오늘 장지까지 따라가지 못했고,

내 두 동생과 제부만 장지까지 따라가서 아직도 돌어오지 않고 있다.

 

아기 보기 힘들다고 두 번 다신 동생을 낳아달라는 소리 않겠다는 말을 한 혜미는,

오늘 개학식을 하고 돌아와서 잘 놀고 잘 웃는 아기를 보더니 또 헤벌쭉해져 있다.

그러면서 아쉬워 하면서 학원을 갔다.

차라리 밤9시까지 야근을 하는 게 낫지, 아기 돌보는 것은 정말로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