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0. 12:39ㆍ책,영화,전시회, 공연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는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여러 날에 걸쳐 책을 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IMF시점으로 해서 경제적인 이류로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는 가정들이 늘어났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이혼률 세계 2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감투를 쓴걸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많은 우려를 하면서도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한 가정의 대한 정책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우리의 현실도 생각해봤다.
나와 비슷한 세대의 엄마가, 스무살의 대학생 딸과 함께 사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하고는 상관없이 내 주변의 엄마의 집에서, 혹은 아빠의 집에서 사는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내 동생이 이혼녀라는 이름으로 12살된 아들과 함께 산 지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고향친구중에도 이혼녀로 살다가 재혼을 해서 스무살이 된 딸과, 7살된 아들을 낳고 사는 친구도 있다.
내 피붙이 동생이 이혼녀로 사는 모습을 내가 직접 본 적이 없었다면,
내 친구가 이혼녀로 살면서 겪은 일들을 내가 몰랐다면,
나도 이혼을 하고 나서 혼자의 힘으로 자식을 양육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대한
어떤 선인견을 갖고 있을런지도 모를일이다.
오랜 세월동안 벽장안에 갇혀 살다가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온 것처럼 너무나도 순수하고 맑았던
스무살이던 처녀가, 한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살다가 이혼을 하고, 그 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본인의 이름을 가진 집 한 채를 갖기 위해, 열 몇시간을 일을 하면서 사는
억척스러운 생활인으로 사는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이 책의 주인공인이기도 한 스물 살
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전 남편의 재혼한 여자의 아이인 중학생 딸 까지 얼덜결에 떠안으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나도 이혼을 여러 번,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많았던 엄마였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식들을 위해 참고 산다는 엄마들의 이야기도 무진장 많이 들으면서 살았다.
우리 부모 세대에는 자식들을 위해 부당한 남편의 대우와 행동에도 무조건 참고 산
엄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참고 견디면서 키운 자식들의 세대인, 우리들 세대가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우리 세대들이 왜 이렇 듯 이혼률이 높아졌을까? 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생각해봤다. 자식들을 위해서 무조건 이혼만은 하지 않고 사는게 최선의 선택일까?
이혼을 하지 않고 사는 부부들이라고 해서, 다들 문제 없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걸까?
너무 쉽게 이혼을 선택한다고 혀를 차는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면서
힘들게 이혼을 결정하고, 이혼이라는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를 할 때까지 그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의 시간들을 얼마나 알고 그런 애길 하는 걸까? 를 생각해봤다.
어떤 무리에도 쉽게 결정하고 섣부른 판단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이혼" 이라는 결정을 하기까지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과 시간들을 보냈을거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내 두 딸들의 친구중에도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가 따로 사는 아이들도 있다.
내 아이들의 이모인 내 동생이, 아들과 단 둘이 이혼녀라는 이름으로 살지 않았다면
여느 아이들처럼, 그런 친구들의 이야기를 할 때, 지금과 같이 조심스럽지는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현재 이혼을 하지 않고 산다고 해서,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그들도 이제는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가정의 한 형태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대한 무조건적인 나쁜 선인견 따위는 버렸으면 한다.
엄마라서 이혼이라는 힘든 시련을 내 아이에게 겪게 한 것의 대한 한 없는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당당하지 못하는 엄마를 자신과 같은 한 사람으로서 인정하고 이해하기까지,
그리고 그런 엄마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알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는 소설이었다.
그냥 나는 그랬다.
이 책을 읽는내내, 이 책의 내용보다는, 나와 함께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엄마의 이름으로
아이를 전적으로 혼자의 힘으로 키우는 많은 그녀들의 대한 생각들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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