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5. 06:00ㆍ책,영화,전시회, 공연
강풀의 만화 "이웃사람"은 친구의 권유로 올해 초에 읽었다.
이 만화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현실하고는 조금 거리가 먼 애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근래 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가 접하는 잔인하고 무서운 사건들의 대한 기사들을 보면서
이 만화가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할 때부터, 나는 이 영화를 꼭 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었다.
원작에 대단히 충실한 영화였다. 그래서 나는 더 좋았다.
그냥 보통 사람들이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였다.
우리네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는 배경이 친숙했고 그런 일상에서 일어난 살인이었기에 더 무서웠다.
아무 이유도 없이 이웃에 살고 있는 아저씨에게 살해 당한 여중생 2학년 여선이 모습만으로도 내 가슴은 무너졌다.
그 나이 또래의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인 나를, 손수건으로 눈과 입을 가리면서 울게 만든 영화이기도 했다.
내가 영화속 여학생과 같은 15살된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잔인하게 토막살해 당한 딸이 1주일째 매일 집으로 돌아오는 딸, 그런 딸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는 엄마,
그녀는 살해당한 여선이의 친엄마가 아니었다. 좋은 엄마와 좋은 딸이 되기 위해 노력해가는 과정에서
학원에서 돌아오는 딸을 마중나가지 못한 날에 딸이 그런 잔인한 일을 당한거였다.
그래서 딸 이 죽은 후에, 매일 밤 10시에 돌아오는 딸 아이를 엄마(김윤진)는 무서워 했는지도 모르겠다.
비에 젖은 딸 아이를 수건으로 닦아주면서 "엄마가 정말로 미안해, 얼마나 무서웠니?" 라고 안아주는 장면에서는 나는 거의 통곡을 했었다.
미칠 것 같았다. 그 여리고 여린 열다섯살 내 딸이, 살해를 당하는 순간을 생각하고
엄마로서 미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교복입은 여선이와 같은 강남 맨션에 살고 있는, 같은 나이의 수현이의 모습도
같은 나이의 딸을 둔 엄마인 나는, 그 엄마의 몸서리가 쳐질만큼 처참한 마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내 딸 아이가 그 순간에 얼마나 두려움에 떨면서 엄마를 찾았을지를 생각한다면.... 그냥 통곡 하게 되었다.
15년전, 대학교수 시절 논문 표절로 동료 교수를 살해하고 숨어 살고 있는 강남맨션의 경비원 표종록도 이 영화속에서 또 다른 이웃사람이다.
이런 설정에서 내가 현재 살고 있는, 매일 마주치는 우리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을 떠올렸다.
그 아저씨들의 과거가 어떠한지가 불현듯 궁금해 졌고, 현재 내 주변의 모든 이웃들의 신상이 궁금하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과거의 그런 살인을 저지른 경비원 표종록에게 대단히 호의적인 설정이었으며
이 사람이 또 다른 희생자가 될 뻔한 여중생 수현양을 구해주는 이웃사람 중의 한 명이 된다.
윤종혁이라는 살인자는 분명, 죽어 마땅하지만 현실에서 경찰의 의해 체포를 당했다면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네 어쩌네 하지만, 나 또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비판 받을지 모르겠지만
이유도 없이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가 죄의 심판을 받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 태어난다는 이론에는 나는 대단히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괴물 같은 살인자도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이론을 적용시키는 것도 나는 동의 하지 못하는 나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런 괴물이 벌을 받고 몇십년이 지나 풀려난다면? 인성이 얼마나 변해 있을까? 솔직히 나는 회의적이다.(이런 날 비판한다면 감수해야하겠지만)
아래층에 살고 있는 이웃집 아저씨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살해 당한 여중생인 여선이도,
중2 여중생을 둔 엄마이면서 강남맨션의 부녀회장직을 맡고 있는 수현이 엄마도,
만원짜리 피자를 한 판 시켜 먹을 때마다 쿠폰을 챙겨다 주는 피자가게의 친절한 아르바이트 배달원 청년도,
아파트단지나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는 상가건물에서 가방을 파는 가방가게 아저씨도,
사채업을 하고 거칠고 조금은 어두운 과거를 가진 303호 아저씨의 모습도, 모두 우리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 예전에 살던 곳에서 알게 된 이웃의 두 언니과는 참으로 친하게 지냈다.
내게 무슨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와주고, 맞벌이 시절 내 아이들을 돌봐주고 , 내가 힘들어 할 때
내 끼니까지 걱정해주 면서 챙겨주던 사람이 내 이웃 사람이던 그 두 언니들이었다.
지금의 나는, 우리집을 방문하는 택배 아저씨도 믿지 못해, 내 딸들만 집에 있을 때면 경비실에 물건 맡기고 가시라고 말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자극적인 기사제목들 때문에 나도 이웃사람들을 경계하면서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사람은 나의 이웃일 것이다.
내 부모 형제보다도 더 먼저, 우리집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알게 되고 달려올 사람은 나의 이웃일 것이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그 모든 사람들은 한 다리만 건너도 다 우리네 이웃이 된다.
어릴 때, 무서워 하던 귀신보다 세상 사람들을 더 무서워 하면서 살게 된 이 서글픈 현실이
안타까우면서, 그래도 내 가족외에 나와 제일로 가까이 살고 있는 사람은 나의 이웃이다.
세상엔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웃들을 믿지 못하고 살고 있다.
그럼에도 나도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세상은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이 살고 있으며, 그 사람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는 걸 믿기에.......
이 영화도 그랬다. 우리를 죽이고 해하는 사람이 나의 이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이웃에게서 우리를 지켜주고 보듬어 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도 우리의 이웃들이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자체가 너무 좋아서 전, 이 영화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영화 관람을 하면서 남편이랑 함께 함께 울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여서 좋았습니다.
세상이 말세라고 느끼면서, 우리들에게 때때로 감동을 주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사람도 우리네 이웃들일겁니다.
그건 세상에는 좋은 이웃들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를 다 보고(8월 26일날 관람) 난 뒤에는 꼭 리뷰를 써야지 하고 결심을 하는데
머릿속으로는 문구들이 떠오르는데 글로 직접 옮기려면 정리가되지 않아서 지금에서야 어설픈 리뷰를 올려봅니다.
이 곳으로 이사와서는 저도 영화를, 자주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만 해도," 연가시", "도둑들", " 다크나이트" 그리고 이 "이웃사람" 이었고
노트북으로 다운 받아서 몇 편의 영화도 봤습니다.
제가 예전처럼 글을 매일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제 변덕스러운 성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향후 얼마 동안은 그럴 수도 있어서 이웃분들의 블방 방문도 늦어질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 가는대로 그리고 제 여건이 되는대로만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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