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7. 06:00ㆍ책,영화,전시회, 공연
중학교 시절내내 나는 하이틴 소설에 빠져서 살았다.
로맨스 소설속에의 남자 주인공은 항상 멋지고 잘 생긴데다가 근육질의 멋진 남자였으며
겉으로는 차가운 모습이지만 첫 만남에서부터 주인공 여자에게 반했지만 그걸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남자들은 전부가 다 능력 있고 돈 많은 재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님 겉으로 바람둥이처럼 비쳐지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치 않은 순정(?)을 간직한 남자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자 주인공 또한 고혹적인 외모를 가졌으며 청순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지녔고, 그녀도 처음 부터
남자에게 반했고 처음부터 그 남자를 사랑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뿐이었다고....
그리곤 마지막 부분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정열적인 키스와 정사를 거치면서 로맨스 소설은 마무리가 되었던 것 같다.
뻔한 스토리, 뻔한 전개였음에도 학창시절 나는 그런 로맨스 소설을 수백권을 설렵하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꿈꿨던 것 같다.
학창시절 그런 연애소설은 나를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했으며, 흥미 진진 했으며 나름대로
나의 연애관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었다.
그래서 어이없게도 나도 모르게 현실속에서 나로 하여금 그런 남자와 비슷꾸리한 남자를 꿈꾸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 소설속의 멋지고 아름다운 여자일 수 없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말이다.
결혼을 하고 기혼자가 되고 나서는 그런 유치한(?) 연애소설은 나의 흥미를 별로 끌지를 못했다.
영화속이나 드라속에서 사랑하는 연인들 애기에는 눈시울을 적시기는 하나
너무 허무맹랑한, 완벽한 외모의 남자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순한 로맨스 소설은
기혼자인 나를 전혀 사로 잡지 못했으며,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도 느리게 했으며 나중엔 하품까지 하게 했다.
연애소설이라도 현실감 있는 애기가 좋았고 생활의 향기가 묻어 있는 소설이 좋았다.
과거의 나의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거나, 연애 소설이라도 나의 과거를 떠오르게 하는
현실성 있는 연애애기를 더 좋아하게 했다.
그런 차원에서 요 근래 들어서 읽기 시작한 책 중에서 중간에 책을 덮은 책이 바로
이 책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라 아직도 사랑의 대해 환상을 갖거나 로맨티스트라면
이 책을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읽을지도 모를 일이다.
연애를 꿈꾸거나 고혹적인 연애소설을 꿈꾼다면 이 책은 대단히 재미 있는 소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먼저 읽은 이 "상속" 이라는 중단편 소설집은 다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더 읽게 된 책이었다.
아주 재미 있어서라기보다는 한 번 읽고는 정확하게 그 안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어서 다시 한 번 읽었다.
연쇄살인범이었던 어떤 여인의 증언을 통해 소설화 시킨 부분도 내겐 쇼킹했으며
마지막 부분에서의 반전에서 놀라움을 느끼기도 했다. (딸기도둑)
아내의 우울증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던 남편의 무관심이 아내의 불륜으로 이어지면서
아내를 요양소에 가두는 행위로 마무리 되는 스토리도 그러했으며,(아내의 상자)
이 안에서 묶여 있던 중단편 소설들은 언젠가는 다시 한 번 더 읽어보게 될 것 같았다.
작가별로 문체들이 참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완서님의 작품과 그리고 재미나게 읽었던 이외수님의 작품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었으며,
은희경 작가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연애나 결혼에 대해서 조금은 삐닥함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나도 갖게 되었다.
그렇다고 남자를 무시하거나 우습게 아는게 아니라 남자 여자를 동등하게 그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작년말부터 읽기 시작한 소설들을 작가별로 읽으면서 박완서님의 작품들이 내 정서에
가장 많은 공감을 갖게 하였으며, 어린시절의 아련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했으며 내 마음을
잔잔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흥미진진함이나 페이지가 가장 잘 넘어가는 소설은 역시 이외수님의 작품이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완벽한 여자 남자가 등장하는 밀고 땡기는 연애 애기만 나오는
단순한 로맨스 소설은 더 이상은 아줌마가 된 나의 흥미를 끌어 내지 못함음을 알게 되었다.
설 명절이 끝나고 나서 세 권의 책을 반납하고 또 다시 네 권의 책을 빌려왔다.
이제는 책을 읽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 내 자신을 느끼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려고 한다.
어제부터 이 중에서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감동적으로 읽었던 소설인 "등대아래에서 휘파람"을 쓴
임철우씨의 작품 " 백년 여관"이라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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