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8. 06:00ㆍ책,영화,전시회, 공연
학창시절에 읽었는지 아님 스물 살이 넘어서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다.
오래 전에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은 "꿈꾸는 식물"이라는 책은 새롭게 다가왔다.
과거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창녀촌을 배경으로 인해서 성적인 묘사(?)가 많아
호기심 때문에 그런 부분만 더 집중적으로 읽었을 것이다.
분명히 그러했을 것이다. 속으로는 온갖 음흉하고 웅큼한 상상들을 많이 했던 때였으니까....
주인공 남자(20대 초반)의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이다.
아이를 임신해서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부모님의 결혼이었다.
우아함과 품위가 있던 여자와 폭력적이고 무식한 남자의 결합이었다.
그 사이에 태어난 삼형제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중에 특별하게 영특함과 귀티가 나는 작은형에게 어머니는 온갖 정성과 기대를 했었다.
앞날이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 거칠고 문제 많은 난폭한 큰 형,
지나치게 맑고 깨끗한 영혼과 더불어 영특함까지 지녔던 작은형,
모든 부분에 있어서 평범한 막내 아들이었던 본인 성장과정의 이야기였다.
영특하고 단정함이 몸에 밴 작은형이 망가지기 시작 한것은
자신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어머니가 신장염으로 세상을 뜨고 나서부터였다.
아버지가 목도로 이사와서 매춘사업(?)을 시작하면서 작은형의 정신적인 고통은 시작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손님의 행패에 쫓기어 작은형 방으로 숨어든 창녀에게 반강제적으로 첫 관계를 갖게 된다.
그 일로 작은형이 느끼는 수치심은, 보통 남자들이 느끼는 것하고는 수준이 달랐다.
대학입시 실패에 이어지는 자신의 환경의 대한 증오와 환멸로 작은형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판검사의 기대를 하게 했던 작은형은, 언제부터는 현실에서 정신병자라고 불릴 수
있는 행동들을 하기 시작한다.
큰 형은 어려서부터의 그 기질 그대로 아버지의 폭력적이고 야만적인면을 고스란히 닮아
번창해가는 창녀촌의 포주로 입지를 굳히게 된다.
그 안에서 주변인처럼 맴도는 주인공은 얼토당토 하지 않게도 자신에게
판검사를 기대하는 아버지와 큰 형의 기대하고 상관없이 적당히 게으름을 피면서
대학생이라는 허울 좋은 뱃지를 달고 하루하루 무미건조하게 살아간다.
여자의 알몸을 어렵지 접할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세 형제 모두는 성(性)의 대해,
여자의 대한 정상적인 생각은 갖지 못하게 되고, 각자가 다른 방황들을 하게 된다.현실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작은 형,
폭력적이고, 무식한데다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일이든 했던
큰 형은 언제부터인가 포르노 제작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다.
그렇게 번 돈을 흥청망청 써대는 아버지,
그런 가족환경속에서 허울만 대학생인 스물 세 살의 막내 아들인 주인공도 방황을 한다.
여자, 수음, 동정, 섹스, 남근, 여자의 몸이 너무 더럽고 추악한
고깃덩어리로만 생각되어지는 비정상적인 가치관을 갖게 되는 작은형,
그런 우와중에 우연히 알게된 어느 여대생과의 간접적인 만남을 환상적으로
각색을 하고 즐기는 주인공 또한 정상적인 남자는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형은 개와의 포르노 촬영을 영혼이 말라가고 있는 작은형에게 강요를 하게 된다.
우리 시대의 꿈꾸는 식물로 살고자 했던 작은 형은 그렇게 어이 없이 개에게 물려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명자라는 창녀와 관계를 갖게 되는 아버지와 큰 아들, 그리고 주인공,
주인공은 실형을 받게 된 아버지와 큰 형이 집을 비우는 동안 자신이 자란
집에 불을 지르는 된다.
완벽한 알리바이로 단순한 방화로만 사건 마무리는 되고 주인공이 배고픔으로
허기진 배 잡고 어느 골몰길을 헤매는 장면으로 이 소설은 끝이 난다.
이외수씨의 소설에는 정신병자라고 불릴수 있는 보통사람하고는 다른 사람들이 꼭 등장하는 것 같다.
세상의 잣대로 봤을 때, 보통의 상식을 갖지 않은 사람을 보면 우리들 대부분은 그들을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그러진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나도 끼여 있을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
허나 상식적인 사람들이 놓칠수 있는, 보통 사람은 생각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야지만
재미난 소설도 쓸 수 있고, 내겐 아주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도 쓸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봤다.
어젯밤부터는 새로운 작가 "은희경"씨의 중단편들리 실려 있는 소설집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 내용에서 나와 너무 닮아 있는 주인공 여자성격에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도
그런 사람이 주변 사람들을 참 어이없게 만들고 피곤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공감하면서 읽고 있는 중이다.
'책,영화,전시회,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집과 아빠의 집이 따로 있는 아이들 (0) | 2012.02.10 |
---|---|
로맨스 소설이랑 연애소설이 다른 점은 뭐지? (0) | 2012.01.27 |
하나님을 아는 사람들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의 차이 (0) | 2011.12.28 |
눈물나는 영화를 연속으로 보면서 실컷 울었다 (0) | 2011.10.19 |
딸 덕분에 다시 책을 읽는 엄마가 되다 (0) | 2011.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