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아이의 학교생활은 괜찮은걸까?

2012. 10. 18. 06:00★ 아이들 이야기

 

 

 

 

요즘 작은아이랑 1주일에 한 번씩(토요일 오전)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다.

작은아이는 심한 비염때문에, 나는 다시금 고개를 쳐들고 있는 목디스크 치료 때문에~~~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작은아이가 말했다.

" 엄마!  OO고(우리집 바로 옆에 있는 고등학교) 언니가 옥상에서 떨어져서 자살했대! 엄마도 들었어? 저기.. **아파트 사는 언니래...

공부도 엄청 잘하는 전교1등만 하는 언니였다는데 성적 스트레스때문에 자살 했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옆(도로 건너편)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작은아이가 말했다.

친구 A가 이번 단원평가(쪽지시험)에서 수학이 50점으로 떨어졌는데 그것 때문에 요즘 엄마, 눈치를 엄청 본다고 했단다.

작은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단원평가 한 번 못 봤다고, 왜 딸(자식)이 엄마 눈치를 봐야 하는 거냐고.....

자긴 이해가 안된다고.... 엄마는 내가 좀 시험 못 봐도 그걸로 뭐라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큰 아이도 내게 그런 말을 자주 했었다.

엄마가 잔소리는 엄청 심하지만 공부의 관한 잔소리는 안하는편(?)이라고...... 내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안했기 때문인지도..

 

3년전즘에 작은아이가 수학쪽지시험에서 20점을 받아온 적이 있었다.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왔는데, 그런 내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작은아이가 씩씩하게 말했었다.

"엄마, 내가 빵점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 엄마가 충격 받을까봐서 20점이라도 받은거야,

까짓 것, 난 쫌만 공부하면 100점도 받을 수 있다고,,,, 엄마가 그랬잖아. 세상에서 젤로 쉬운게 공부라고..

내가 수학쪽지시험 20점 받았다고 엄마가 날 사랑 안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치?"

어이가 없어 야단 칠 기력도 없던 내 모습에,대차게 그런 말을 했던 작은 아이였다.

그런 맹랑함에 어이가 없었으면서도 나와 남편에게는 없는, 그런 작은아이의 당당함이 넘넘 기특하고 이뻐서 꼬옥 안아준 적이 있었다.

 

 

 

 

 

사회면을 장식하는 우리네 아이들의 자살소식

성적 때문에, 혹은 왕따나 폭력문제 때문에 결코 해서는 안되는 선택을 하는

아이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내 두 딸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된다.

지각 있는 사람들은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부르짖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 중에 실제로 자기 아이들 성적이 실제로 바닥이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런 것에 보면 내 두 아이들은 성적도, 인성도 중간정도라고 생각하는 엄마다.

하지만 엄마인 나는  보통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런 내 딸들에게도 내가 모르는 부분이 존재할 것이다.

엄마인 내가 모르는 못된 부분도 있을 수도 있고, 나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도 있을 수도 있다.

부모들도 당장에 생활을 위해, 혹은 우리 가족의 의식주 때문에  일하다 보면 정작 아이들에게

마음적으로 다가가는 것에 무심해질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경계는 하고 있지만 항상 잘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사진은 올 여름에 조선일보에서 실렸던 사진입니다>

 

 

내가 바라는 내 아이들의 모습보다는

내 아이들이 바라는 자기들의 모습이 어떤건지를 엄마인 내가 알고 있어야 한다.

내 아이도 얼마든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내 눈에는 어리다고만 생각되어지지만 자신의

인격을 존중받고 싶어하고, 부모라고 강압적으로 뭔가 자신들에게 강요하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기도 한다.

어리기 때문에, 어른들보다는 순간적인 감정에 실수 할 수도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려서 실수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 실수 때문에 다른 아이가 상처를 받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내 아이는 성적, 폭력, 왕따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는 않을까?

요즘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학교에서 가해자나 피해자 입장에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내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 관심이 또한 너무 지나쳐서 간섭으로만 느끼지 않을만큼, 아니면 사랑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입으로는 말하면서

사는 것에 바빠서, 혹은  너무 내 아이를 믿어서 라는 핑계로 오만한 엄마는 되지 않아야 할텐데.... 늘 걱정이다.

요즘 애들은 다들  이 모양이냐고, 혀만 차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당장에 내 아이들부터 살펴볼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가 문제가 있다면 그건 시대만 원망할 게 아니라, 부모인 내 책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