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6. 02:27ㆍ★ 아이들 이야기
엄마라는 존재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는
이런 청소년 관련된 책자들을 읽기 전에도 머리로 충분히 알고 있었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며 자란 아이가 어떤 성인으로 성장을 하는지도,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그저 아이에게 필요한 의식주만 제공해주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엄마와의 관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엄마가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에 따라서
아이가 어떤 성향을 가진 성인으로 자라고, 그 사람이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두려웠고 섣부른 판단과, 즉흥적인 감정으로 아이를 대하고 나서는 많은 자책을 하기도 했던 엄마였다.
엄마의 자리는 참 어렵다. 그래서 힘들다.
엄마는 힘들어도 아이에게 티를 내면 안되는 것이다.
엄마의 작은 감정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존재가 아이들이니까.
내 아이들은 선택권도 없이 내 아이들로 태어났다. 어떤면에서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존재이기도 하다.
" 남자니까 그러는 거야...그럼....너도 하고 싶은대로 살어 뭣도 하고, 뭣도 하고..맘대로 살라고.. 누가 못하게 했어?"
" 난 여자이기 전에 엄마니까.. 그렇게 안 사는 거야... 엄마는 그렇게 살면 안되는거거든.
당신도 마찬가지야. 남자이기전에 아빠잖아... 아빠는 그러면 안되는거야... 엄마, 아빠 그렇게 살면 안되는거라고..."
"억울하면 너도 맘대로 살면 되잖아.."
전화상으로 다툼을 하던 우리 부부의 대화의 내용들이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건지 잘 모른다.
내 멋대로 산다는 게 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엄마이기전에 여자로만 산다면 어떤 것들을 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잠시잠깐씩만 하고, 내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전까지 그런 내 마음들은
잠시 잠깐 접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잘못된 생각일까?
늘 나는 그랬다. 엄마는 바르고 단정하고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엄마라는 타이틀을 가지면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모든 말과 행동 그리고 가치관들을 고스란히 내 아이들이 익히게 될거니까...
부족하고 모자란 엄마지만 그래도, 내가 갖고 있는 단정함과 정직함 그리고 바른 생각만은
내 아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경제적인 능력과, 쌩쌩한 체력과 야무지게 따지는 성향이나 인내심은 턱없이 부족한 엄마였지만
나머지 바르고 단정함과 딸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만은 내 아이들에게 풍족하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엄마였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반듯하고 정직한 모습만은 보여주고 물려줄 수 있는 아빠의 모습을 바랬다.
풍족함은 주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아빠의 모습을 늘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느끼게 해줬했던 엄마려고 노력했다.
그런 연유로 잔소리 많은 엄마보다 아빠를 훨씬 더 좋아하는 딸들이 되길 바랬고, 큰 아이는 내 바램대로 커줬다.
나의 상식으로 바르지 못한 모습이나 모양새로 사는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남편의 모습이 치가 떨리게 싫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상식을 가르쳐줘야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거라고 가르쳐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그 잘못된 모습들이 비일비재하더라도, 엄마, 아빠 그리고 내 아이들은 그런 모습으로 살면은 안된다는 걸 가르쳐주려고 애를 썼다.
아이들에게 미안한게 많은 부모일지라도 최소한 죄스러운 마음을 가져야 하는 행동은 해서는 안되는 게, 부모라고 생각했다.
엄마는,
엄마라서,
엄마니까..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게 아니라
엄마니까.. 자신의 분신이고, 자신들의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못한 내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책임감 있는 언행을 해야 하며, 행동거지를 본받을 수 있는 부모의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하고 헛점투성인 부모라 해도,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과, 노력해서 고칠 수 있는 나쁜점이나
바르지 못한점은 당연히 고쳐야 하는 존재가 부모라고 생각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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