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파진다? 마음이 병들면 몸도 병이 든다

2012. 11. 15. 11:24★ 나와 세상

 

 

 

남편의 술자리가 다시금 잦아지고 있다.

큰 아이가 13살때 사춘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더니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

대신 올해 13살이 된 작은아이가 사춘기의 전형적인 말대답과 반항어린 말투로 나를 당황스럽게 한다.

 

남편이 귀가할 때까지 뒤척거리거나 멍~~ 하니 인터넷으로 텔레비젼을 볼 때가 있다.

취한 모습으로 들어온 남편 모습에 어김없이 올라오는 나의 분노심, 그러면서도

아침 6시면 일어나서 두 아이들 아침을 챙기고 남편이 먹을 아침 김밥을 싼다.

 

과음한 날 아침에 충혈된 눈으로 힘들게 일어난 남편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내가 운전대를 잡게 된다.

남편 회사까지 출근을 시켜주고나서  2시간 30분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집에 돌아오면 나는 거의 시체가 된다.

그렇다고 낮잠은 오지도 않는다. 지랄 같은 나의 예민한 신경때문일 것이다.

 

그런 날이면 내 위장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걸 느낄 수가 있다. 만성적인 내 오래된 위염이 재발한다.

그만그만 하던 목디스크도 심해지면서 뒷목이 고개를 돌리기 힘들 정도로 뻣뻣해진다.

마음이 심란하거나 한숨을 쉬는 날이면 그렇게 내 몸은 너무나도 솔직하게 반응을 해준다.

 

 

 

 

1주일에 한 번씩 들리던 한의원을 요즘에는 3일씩 들러서 침치료를 받고 있다.

제 때 식사를 하려고 하고, 밥을 먹을 때도 꼭꼭 씹어먹는데도  늘 가슴팍에서 음식물이 얹혀져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자꾸 심호흡을 하게 되고, 뒷목을 손으로 반복적으로 주무르게 된다.

 

건강한 몸을 만들어 얼른 일을 다시금 시작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

사춘기안에 있는 두 딸들을 바르고 예쁘게 키우고 싶은 욕심과,

늘 두 딸들과 함께 아들 한 명을 키우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남편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날이 많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내가 내 병을 키운 것인지,

아니면 타고한 나의 체질이 허약한 체질이라서 쉽게 병이 든건지 모르겠다.

마음이 병들어서 몸이 아픈건지, 몸이 아파서 마음이 아픈건지 구분이 잘 안된다.

 

타고난 전형적인 소음인 체질이라는 말도 이번 한의사에게서도 들었다.

일반 사람들의 비해 근육량이 현저하게 부족하고 심한 저체중에, 근육들도 워낙에 힘이 없다고

그래서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는 체질에다, 먹는 것을 거의 몸이 흡수를 못해서 살이 안 찌는거라고...

 

건강만 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뿐인가보다.

나의 뒷목과 배와 명치에는 그 동안 맞은 침자국들과 부왕자국들이 흉한 자국으로 남아 있다.

위에 안 좋은 음식들은 원래 안 좋아하는 나였고, 목운동도 매일 거르지 않고 열심히 하는데도 왜 이모양인지... 지친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