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23. 06:00ㆍ★ 나와 세상
자다가 깨서 컴퓨터를 켜고 뭐라고 뭐라고 지껄이는 글들을 무수하게 썼었습니다.
그러면서 전 시댁, 남편, 아이들을 뺀 저는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무진장 싫어하는 제가 유일하게 배우고 싶었던 게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없었고 분명히 하다가 중간에 포기할 것 같았고, 날고 긴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분명히
좌절감만 안은채 돈만 날리고 더 나락으로 떨어질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제 처지에 그 일을 감행한다면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주제 파악을 못하는 정신나간년이라고
욕할까봐서 감히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그런 일이었습니다.
자신도 없었고,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큰 일이지만 그래도 한 번은 해보고 싶었고 배워보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그걸 배우면 제가 느끼는 답답함을 글로 풀어내는 것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글쓰는 것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냥 결과 생각 안하고 저도 한 번즘은 제가 해보고 싶은 그 일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제겐 오래된 친구가 있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된......
저를 만날때마다 블로그에 맨날 그 애기가 그 애기들만 올리는 짓꺼리는 그만 하고
글쓰는 것을 본격적으로 배워보라는 애기를 입이 아프게 해주던 친구입니다.
고용보험 상담받으면서 취직 자리를 알아본다는 제 말에 그 친구가 제게 아픈 소리를 합니다.
" 평생 넌 그렇게 니가 해보고 싶은 일은 한 번도 못해보고, 공장에서 공순이나 하면서 살래?
아님 남의집 아이들 돌보는 일이나 하고, 나중에 나이 들어서는 청소일이나 하면서?
1등으로 졸업을 하든 꼴찌로 수료를 하든 니가 유일하게 남들보다 잘 하고 좋아하는 일을 배워보라구.......
꼴등을 해도 괜찮고 하다가 중간에 포기를 해도 괜찮으니 니가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을 위해 한 번즘은 투자해보라고, 지금 안하면 너는 평생을 못할거라고.......
넌 충분히 재능이 있다. 넌 할 수 있다. 세상에 나가면 너보다 잘나고 글 잘쓰는 사람들은 수두룩 하겠지만
너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나도 그랬다. 너무 잘난 사람들 틈바구에서 많이 울었고 (친구도 서른세살에 뒤늦은 공부를 시작함)
힘들었고 후회도 많이 했었고, 열등감도 많이 느꼈지만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더라.
니가 못한다는 영화보고 리뷰 쓰는거나, 드라마 보고 감상문 쓰는 거나, 극본 쓰는 것 가서 배우면 된다.
어째튼 너는 보통 사람보다는 글을 쓰는 것을 무서워 하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능이 있는거다.
그래서 돈을 주고 배우는거다... 늘 네가 뭔가 답답하고 글쓰는 데 2%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그걸 가서 배우면 된다... 보형아... 해봐라. 꼬옥, 더 늦기전에.... 실패하더라도 해봐라.. 니가 좋아하는 일이잖아..
니 시어머니, 니 남편한테 니가 그동안 그토록 최선을 다했어도 알아주던? 뭐가 남던?
니 두 딸들도 지금 니가 공장 다녀서 돈 벌어서 지네들 학원비 대주면 나중에
엄마, 우리를 위해 희생해줘서 감사합니다... 라고 할줄 아냐고......천만의 말씀이다.
그동안 니가 니 남편 시어머니한테 하듯이 니가 좋아하는 글쓰는 것에 10년전부터 투자를 했다면
니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고, 넌 큰 성공은 못했을지언정 니 남편 시 어머니한테 느끼는 그런 배신감은 느끼지 않고 있을거다.
지금 하지 않으면 넌 다음엔 절대로 못하게 될 것이다.
난 너를 보면 너무 화가 난다. 니가 맨날 니 남편 니 시어머니한테 집착하고 애들만 보면서
사는 것이 친구로서 너무 아깝고 안타깝다. 그러지 마라..
니 남편, 니 시어머니 이야기 지겹다. 공부를 해라. 니가 잘 하고 니가 좋아하는 것을 배워라...제발 좀"
그 친구가 어떤 마음으로 저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저는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자다가 울었습니다. 가슴이 옥죄어 오면서 친구의 말들이 귀에 맴돌았습니다.
저도 하고 싶은 일, 한 번즘은 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실적인 여건 생각 안하고 저를 위해
그깐 몇백만원 투자해보고 싶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한 번즘은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제가 얼마나 절절하게 글쓰는 것을 배우고 싶었는지가 느껴지면서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누가 욕하면 어떠리, 우리가 떠안고 있는 빚에 더 빚을 얹게 되는 것 생각 안하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허송세월을 보낸 결과만 얻더라도 이제까지 나,
그 정도 나에게 투자한다고 해서 남들이 나에게 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하고 싶었습니다. 꼭 한 번은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늘 망설였습니다. 자신이 없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거나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면 그간 투자한 시간과 돈을 아까워 할 것 같았습니다.
내 가족들에게 엄청난 죄를 짓는 것 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큰 딸과 제 동생에게만 말했습니다.
큰 딸이 웁니다. 엄마...... 등록 하라고.... 꼭 하라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나 같으면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조건 엄마보고 해달라고 졸랐을거라고
엄마는 그럴 자격 있다고, 한 번도 엄마는 엄마를 위해 돈을 쓰지 않았으니 그 정도는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다고................
동생도 응원해줬습니다. 지가 등록금을 대주겠다고 하면서.... 물론 거절했습니다.
절실하지 않으면 제가 분명히 더 해이해질것 같았기 때문에.... 꼭 등록하라고...
알아보니 길은 여러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그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실패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얻은 게 없을 수도 있습니다.
빚만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은 제가 하고 싶은 일, 해보려고 합니다.
근데 자꾸 눈물이 나고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한기를 느끼는 사람처럼 벌벌 떨립니다.
큰 죄를 저지르러 가는 사람 마냥..... 그래도 해볼랍니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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