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2013. 2. 19. 21:32★ 부부이야기

 

 

 

남편에게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화가 났는지 어쨌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같은 일, 처음도 아닙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닙니다.

몇 번째인지 이제는 헤아리는 것도 귀찮고 머리만  아플뿐입니다.

속이 썩어 문들어진다는 느낌도 없습니다.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득 문득 치받쳐 오는 분노와 배신감에 오장육부가 뒤집어 질 것 같은 느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다쳐서 약해지면 바로 몸으로 신호가 옵니다. 예전에도 그랬는데 이번엔 좀 더 심하게 왔습니다.

노로 바이러스가 뭔지도 몰랐다가, 지치고 힘든 일을 겪은 날, 생굴을 먹은게 탈이 나서

3일  넘게 고생을 했습니다.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거렸고, 먹은 것 다 토하고, 머리가 깨질 것 처럼 아프고 눈알도 빠질 것처럼 아파서

그냥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살아도 내 앞날에는 희망이 없을 것 같아서  절망스러웠고, 그런 나약한 제 몸과 마음이 몸서리치게 싫었습니다.

어떡하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런 일이 반복될거라는 불안감에 몸 안에 모든 장기들이 다 뒤집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1년을 넘게  또 절 속이고 살아온 저희집 남자의 대한 배신감.....

예전에도 이런 일은 있었지만 최근 8,9년동안은 잠잠해서 다소 안심하고 살았던 게 제 불찰이었나 봅니다.

돈 때문에 이혼을 하는 부부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허연 죽만 끓여서 먹는데도 속이 여전히 뒤집어 지고 토악질이  나와서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속도 쓰리고 명치끝도 아프고, 온몸에서 식은땀도 나고 사지가 부들부들 떨리는 증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편이랑 헤어져서 살아야 할까? 내 아이들은 내가 키워야하나? 나 혼자서 내 이쁜 두 딸들을 잘 키울수 있을까?

어떻게 그럴 수 있는걸까? 왜 내게 처음부터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았을까? 솔직하게만 말했다면 내가 이해못할 것도 없었을텐데.....

 

 

 

어떡하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내가 그리 만만해 보이는 걸까? 뭘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은 마누라, 그럼에도 시댁에 할 도리 다 하려는

자존심을 가졌던 나의 지난날의 모든 모습들이 너무나도 가찮아서  웃음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며느리인 내게 뭘 그리 잘났다고 남편의 어머님은 시애미라고 그리 잘난척을 하실 수 있었을까?....

남편을 비롯한 시어머니, 시누들 모두 다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아들를 그리 키운 엄마인 시어머니도 원망스럽고, 그런 남자를 아직도 개조하지 못하고 이제까지

애써 믿으면서 살려고 바둥거렸던 제가 참, 지지리도 초라해보입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핑계를 대고, 이 남자와 부부라는 이름으로 계속 살런지 저도 궁금해집니다.

 

 

더 이상 안 아프고 싶습니다.

병원에 가서 약도 먹고 주사도 맞았는데  쉽게 나아지지가 않습니다.

우리 두 딸들이 이런 제 모습을 고스란히 다 보고 있습니다.

딸 들에게 제일 미안합니다. 다 모든게 제 탓인 것 같습니다.

울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더 눈물만 나고 마음이 약해지려고 합니다.

남편보다 전 제 시어머님이 더 밉습니다.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키운 자식이니 그러겠지 라는 마음만 큽니다.

그러고도 내 아들이 술 좋아하는 것 빼곤 어디 한 군데도 버릴게 없다고 잘난척을 하시던 나의 시어머니 되시는 분,

남편과 서류상으로 정리를 하면, 두 번 다시 그 분의 얼굴 볼 날도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