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4. 06:00ㆍ★ 아이들 이야기
시험기간이라서 친구집에서 공부를 하다가 돌아온 작은아이가 화가 나 있었다.
"엄마, 아빠들은 대체 왜들 그래?"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 엄마 아빠가 다툰 모양이었다.
작은아이의 친구는 친구까지 와 있는 상태에서 엄마, 아빠의 다투는 모습을 보였으니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말다툼중에 친구의 아빠가 엄마에게 욕을 했다고 한다.작은아이는 어떻게 아빠가 엄마에게 욕할 수 있냐고 흥분을 했다.
작은아이와 친한 친구이고 우리집에도 자주 놀러오는 야무진 아이였다.
60평대의 넓은 집에서 살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보였고
엄마, 아빠의 직업도 전문직이다.(아빠는 회사사장, 엄마는 대학병원의사)
사춘기 여자애들이라서 그런지 엄마와 할머니가 다툰 이야기도 하기도 했고,
그 애기를 나에게 들려주기도 했던 작은아이였다.
엄마처럼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였고 스스로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
작은아이 친구가 엄마 아빠 다툰 모습을 보면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빠를 죽여버리고 싶다고......아빠가 너무 밉다고......엄마가 너무 가엾다고....
집에 들어온지 1시간도 되지 안되서 다시 병원으로 나가야 했던 엄마와의 이별을
아쉬워 하는 친구의 모습에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게 작은아이의 말이었다.
그래서 작은아이도 친구에게 말해줬단다. 올1월달에 울 아빠도 화장실 문짝 때려부셨다고...
그러면서 그 때의 상황을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재미있게 해줘서 친구가 웃었다고....
엄마, 아빠들은 왜 그러는거야? 왜 엄마들에게 화를 내는거야?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엄마도 그렇고, 친구의 엄마도 잘못한 게 없어보인다고,
그런데 왜 아빠들은 그렇게 철이 없어보이고 이기적이냐고,
원래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철이 없는거냐고.....?
옆에서 듣고 있던 큰 아이도 작은아이의 말에 합세를 했다.
아빠를 좋아하긴 하지만 지네들이 봐도 확실히 세상의 아빠들은
세상의 엄마들보다는 철이 없고 아이들 같은 면이 많은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두 딸들이 솔직하게 말해줬다.
엄마 아빠가 어른이긴 하지만 싸울수 있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싸우는 이유의 대해서는 더 이상 알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싸우더라도 자기네들 보는 앞에서는 싸우는 모습,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저 지금은 엄마 아빠가 싸우면 그것만으로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고 했다.
엄마나 아빠, 누가 잘못했는지에는 관심이 없으며 그저 자기네들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안 보여줫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말을 하는 두 딸들을 보면서 이기적이라고 혼을 내야 하는 걸까?
난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들 앞에서 부부가 과격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짓이다.
나도 그런 부끄러운 행동을 두 딸들 앞에서 자주 보여줬던 엄마였다.
어른이든 아이든 의견이 맞지 않아서 싸울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들 말대로
부모라면 자식들 앞에서 과격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야 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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