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딸은 누굴 닮은걸까?

2013. 5. 31. 06:00★ 아이들 이야기

 

 

 

3월 7일,  내가 상피암 진단을 받은 날부터 남편은 밖에서의 술자리는 일체 하지 않고 있다.

자기 사는 날까지 밖에서의 술자리는 절대로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헛웃음이 났다.

물론 그 약속을 믿지는 않는다. 그런 맹세 후에도 두 번이나 술떡신이 된 적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평일에도 저녁식사를 집에서 하는 날이 많아졌다. 밤10시즘?

저녁을 먹고 나서 집근처 공원엘 간다.  축구공 하나 들고....

함께 축구를 할 사람이 없어서 때로는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들에게 사정을 해서 축구를 함께 하기도 한다.

 

남편은 1주일에 3일을 축구를 한다.

나는 스포츠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도 축구를 남편과 해본 적이 없다.

요즘 들어서  활동적인 작은 딸이 남편 축구에 몇 번 동참을 해서 함께 땀을 흘린 적이 있다.

 

얼마전 체육대회에서도 작은 딸은 반계주로 출전을 했다. 반에서 가장 키가 작은 아이가 반계주가 된 것이다. 

큰 딸은 오로지 기럭지 때문에 초등학교 때 몇 번 계주로 출전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작은아이는 실력으로 달리기 계주가 된 것이다.

눈에 승부욕이 가득했다. 결과는 좋치 않았지만 운동이든 공부든, 작은 딸은 여러면에서 나와 큰 딸, 남편과는 다른면이  있다.

 

 

 

 

 

 

 

아빠와 축구를 함께 할 수 있는 딸, 아빠와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딸, 남편이 바라는 딸의 모습이다.

축구도 뭣도 아닌 형태로 남편을 손으로 밀어 자빠트리면서 축구공을 차지하려는 작은 딸  모습에도 남편은 좋기만 하나보다.

그리고 매일 작은 딸을 조른다. 아빠랑  같이 축구 하러 가자고~~~

 

 

5월에 있었던 작은딸의 학교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부형 정기 면담이 있었다.

국, 영, 수를 제외하곤 중간즘 성적이었고 예체능계 점수는 바닥 시험점수를 받았다.(100점 만점에 23점을 받은것도 있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말씀 하셨다. 혜미(작은아이)같은 아이는 서울대를 바라봐도 될거라고~~~

 

공부하는 자세와 욕심이 있는 아이라고, 거기다가 이기적이지도 않는 배려심이 많은 아이라면서 칭찬을 했다.

머리 좋은 아이가 대학을 가는게 아니라, 본인이 공부 욕심이 있고 노력하는 아이들이 대학을 가는거라고 했다.

엄마가 너무 겸손하신 것 같다면서, 작은 아이를 많이 믿어주고 칭찬 많이 해주라고 당부를 했다.

 

엄마인 내 눈에 비치는 작은아이는 아직도 애기다. 그리고  이기적인면도 많다.

다소 신경질적이고 예민하기도 하다. 물론 공부의 있어서는 노력은 많이 한다.

수학과 영어과목은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책읽기나 글쓰는 쪽에는 흥미도 재능도 없다.

 

 

식탐이 있는편이고, 잘못을 했을 때 인정은 하지만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  같지가 않을 때가 많다.

어떤 경우에도 기가 죽지 않는다. 내게 심하게 꾸지람을 해도 별로 우울해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걱정이 된다. 작은아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판단력이 없는 아이가 아닐까? 하고....

 

누굴 닮은걸까? 남편과 나는  어떤 일에도 욕심이나 오기를 부리면서 치열하게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서

작은아이의 그런 오기와 욕심이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에 있어서 그런 적당한 욕심과 오기는 필요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과하지 않을만큼의 욕심과 오기 그리고 자신감은 필요하다. 그런 작은아이의 성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키우줄까를 고민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