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그게 뭔데 내 아이들 머리 아프게 하는가?

2013. 5. 1. 12:24★ 아이들 이야기

 

                  <작년 여름에 큰 아이 공개수업 참관때 찍은 사진-내용과 상관 없음>

 

 

요즘 아이들이 다니는 중학교의 중간고사기간이다.

새벽2시 30분까지 책상에 앉아 벼락치기 공부를 하다가 잠이 든 두 딸들을 봤다.

오늘 처음으로 학교 명예교사라고 학부형시험감독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중3인 큰 딸의 옆반의 시험감독선생님과 함께 입실을 해서 45분 동안 아이들이

컨닝을 하지 않나를 감시(?)하는 명예교사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시험지를 보면서 고개를 쳐박고 문제를 푸는 아이들을 보니 짠한 마음만 들었다.

한창 뛰어 놀고 싶을때이고, 공부 말고 하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을텐데

사방이 막혀 있는 네모난 교실에서 머리로 공부만 해야 하는 요즘 아이들이 괜히 짠하게 느껴졌다.

OMR카드에 답을 표시하고, 서술형 문제와 논술형 답안도 따로 작성해야 하는 요즘 아이들 속에

내 두 딸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니, 공부하란 잔소리만은 앞으로도 안해야지 싶었다.

 

그랬다. 시험감독을 생전 처음해보면서 내가 더 긴장이 되었고, 혹시라도 컨닝하는 걸로

오해 받을까봐 볼펜이 바닥에 떨어져도 시험감독이 가서 주워줘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교실풍경에서 마음이 씁쓸했고, 두 번 다시는 시험 감독 같은 것 안하고 싶었다.

그게 솔직한 나의 마음이었다. 아마 내가 학교때 공부를 무진장 싫어했던 학생이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어제 두 아이들이 치룬 영어와 기술,가정 과목을 백점 맞았다는 말에 기뻐하는 엄마가 나였다.

 

 

오늘은  공부를 안하는 아이들이 제일로  싫어하는 수학과 역사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두 과목 다 망했다고 새벽까지 공부한 보람이 없다고 징징대는 두 아이에게

괜찮다고, 그 정도면 잘 봤다고, 울 딸들 열심히 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됐다고

말해주며  엉덩이를 토닥거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험... 그 깐게 뭔데 우리 이쁜 두 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얼른 두 딸들 시험이 끝나서 같이 영화도 보러 가고 싶고, 그리도 먹고 싶어하는 피자도 꼭 사줘야지... 하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