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두 딸들과의 전쟁

2013. 4. 3. 11:47★ 아이들 이야기

 

 

 

 

 

새학기 시작하고나서는 같은 중학교인데도 학교를 따로 가더니만 언젠가부터 함께 집을 나선다. 

내 눈에는 아직도 유치원생처럼 보이는 작은아이가 교복을 처음 입고 등교하던 날에 느끼던 뿌듯함이 지금도 선명하다.

하루가 멀다하다 투닥거리면서 싸우다가도  또 어느 순간 쿵짝이 맞아서 킥킥대는 두 딸들의 모습에서

나 혼자 울컥해하기는 하는날도 많다.

 

 

173에 45키로인지 44키로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열 여섯살이 된 큰 아이, 요즘 개멋(?)을 부리고 있다.

149에 33키로인지 34키로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열 네살이 된 작은아이도, 지 언니를 흉내내면서   개멋(?)을 부릴려고 한다.

두 딸이 학교에 가고 나면 아이들방은 난장판,개판이다.

매일 매일 샤워하고 머리까지 감고 드라이로 머리를  말리고, 내가 차려준 밥을 먹으면서 꽃단장을 한다.

엄마인 내가 외출준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봤자 20분내외,

두 딸들이 학교 가기 위해 꽃단장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마스카라나 색조화장이나 눈이 끼는 머시기 렌즈를 끼지는 않지만, 큰 아이는 비비크림 대신 색깔이

들어가 있는 썬크림을 바르고 틴티 라는 색깔이 들어가 있는 채스틱도 바르고 학교에 간다.

치렁치렁 늘어진 긴 머리도 제발 좀 묶거 다니거나, 자르라고  부탁을 해도 내 말은 씨알도 먹히지가 않는다.

눈을 가릴듯 말듯한 앞머리도 보고 있노라면 맘 같아서는 가위들고 다 밀어버리고 싶은데, 요즘 아이들에게

그렇게 했다가는 후폭풍이 얼마나 세게 불어올지 몰라, 그저 꾹 눌러 참으며 참을 인(忍)자만 새기고 있다.

 

 

당최 이해되지 않는 요즘 아이들의 멋부리기......내가 고루하고 답답한 엄마인가 보다.

치렁치렁한 긴 머리를 고수한 여학생만 봐도 답답하고 한숨이 난다.

사춘기의 딸을 둘씩이나 키우는 엄마가 이런 마음을 갖고 있으면 안되는데 순간순간 딸들의

옷차림새나 머리 스타일이 맘에 안들어서 기여이 한마디를 하고야 만다.

가족 전체가 어디 외출이라도 하는 날에는 늘 나와 남편이 두 딸들을 기다리게 된다.

두 딸아이들이 단장을 마치고 올때까지 차안에서 기다려줘야 한다.

나도 내 엄마의 맘에 쏙 드는 딸이 아니었던 것처럼, 내 두 딸들도 내 맘에 쏙 드는 딸이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면 안되는데 아직도 가끔씩 소용도 없는 엄마표 잔소리를 두 딸들에게 퍼부을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