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준을 아는 것과, 또 다른 수술 받게 된 것

2013. 5. 27. 14:54책,영화,전시회, 공연

 

 

 

 

3월에는 문창과 선배들의 작품을 읽고 그 분들이 합평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4월에는 그 내 블로그 글들중에서  세 편의 글을 골라 올려서, 교수님을 비롯한 수필동아리분들의 합평을 들었다.

5월 수필동아리 모임에서는 한 편의 글을 올렸고, 내가 글을 쓰는데 있어서 부족하고 고쳐야 할 부분들을 지적 받았다.

처음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신입생인데 글을 말하듯이 편하게 쓰고, 재미있게 쓴다고, 그리고 말을 참 잘한다고.....

그 이후부터는 지적받는 부분이 더 많았다. 주제의식이 없고, 재미는 있지만 글쓰기의 기본인 띄어쓰기나

반복되는 단어가 많고, 한 편의 글에 여러개의 에피소드를 적다보니, 정작 기억에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인터넷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특징인, 단락을 져서 글을 올리는 것도 고쳐야 한다고 했다.

원고지에 글을 쓰는것처럼 연습하라고 했다.

인터넷상에서는  읽는 사람들 편하라고, 몇 줄의 글을 쓰고 나서 몇 칸을 띄어쓰는데 그렇게 쓰지 말라고 했다.

문맥상 맞지 않는 문장들도 지적 받아서 수정을 해서 다시 글을 써보는 연습도 했다.

 

 

제출해야 할 과제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친정엄마와 비슷한 연세의 분도 졸업을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다.

지병 때문에 오랫동안 병동생활을 한 분도 계신다.

기존의 문예지를 통해 수필로 등단하신 분들도 몇 몇 분이 계신다.

그런 분들이 올린 글들과 내가 쓰는 글에는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

그러다보니 문학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게 아니라는 문예창작 교수님의 말씀도 별로 와 닿지가 않는다.

문학을 해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다. 글쓰기로 돈을 벌고 싶다면 드라마 작가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률은 물론이거니와

보통의 노력으로는 될 수 없으며, 문인들의 세계에서는 드라마 작가는 진정한 문학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나만의 막연한 느낌을 받았다.

 

글쓰기 강의를 듣고나서 글을 쓰려고 하니, 쓰면서도 겁이 나고, 그 전에 느끼지 못했던 나의

글쓰기의 엉성한 부분이 넘 많아 보인다. 그래서 글쓰기가 싫어지고 움츠려 들었다.

뭘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런 글을 써도 되나... 하면서 망설여지기게 되고... 여하튼 그렇게 됐다.

 

 

 

 

 

 

다음 주에 수술을 받는다.

이번엔 자궁쪽이 아니라  가슴쪽 수술이다. 맘모톰 수술이란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하루 정도만 입원하면 된다고 한다.

올해는,  내게  뭐가 끼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생전 칼이라고는 몸에 댄 적이 없던 내가, 이 번에도 몸둥아리에 칼을 대서 혹을 제거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건강관리에 소홀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몸에 안 좋다는, 술, 담배, 커피, 인스턴트, 군거짓도 안하고 육류보다는 채소와 야채위주로만

먹고 살았는데, 현대인 만병의 원인이 되는 비만하고도 거리가 먼 사람으로 살았는데......

1Cm가 넘는 혹이라서 제거해야 한다고 해서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조직검사는 하겠지만 걱정할 모양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의사선생님이 안심을 시켜줬다.

짜증이 난다, 그 누구도 원망 못하고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겁은 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일들이 줄이어 오니 짜증이 난다.

이번 수술을 받는 날에는 남편에게 내 옆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맘 같아서는 그 날도 혼자 가서 수술하고 싶지만, 수술받는 날에는 혼자 가지 말라는 주변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