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받는 날 아침에.....

2013. 6. 7. 08:33★ 부부이야기

 

 

 

 

1주 일동안 영화를 두 편이나 보고, 친구도 두 번이나 만났다.

영화 두 편을 보고, 친구 두 번 만나는데 20만원 가까운 비용이 지출 되었다.

친정엄마 말씀대로 현관문 밖을 나서면 다 돈이다는 말을 실감했다.

문화생활을 하고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 데도 돈은 필요했다.

남편의 술자리로 인한 비용이 줄어든 대신에, 내가 지출하는 비용이 증가했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가게를 새로 여는 고향친구를 만났다.

가게 개업식은 오늘은 하는데, 오늘은 내가 수술을 받는 날이라 못 가볼 것 같아서 지난 주말에 미리 다녀왔다.

어린시절부터  봐온 고향친구라서, 모든 면에서 나와 참 다른데도 여전히 내겐 소중한 친구로 존재하고 있다.

동종업종의 가게를 해본 적이 있는 다른 친구가 가까이 살면서 이런저런 도움을 줬던 것 같다.

친구가게 개업과 나의 수술 날짜가 겹쳐서 오늘 함께 하지 못한 게 미안하다.

 

어제는 대전에 사는 친구를 만났다.

중3, 초5학년인 두 딸을 키운 여고때 친구로 서로간에 속엣말로 하고 지내는 친구다.

사춘기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그 동안 자주 전화통화를 했었다.

수술 잘 받으라고 염려해주는 친구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꼈다.

2년만에 얼굴을 본 친구와의 다음 번의 만남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이별을 했다.

 

 

 

 

 

 

시어머니, 막내시누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 수술 잘 받으라고~~

무슨 큰 수술도 아닌데 시댁식구들의 그런 전화를 받으니 황송하고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너무 간단한 수술이라고 대답할 때마다 남편이 버럭 했다. 간단한 수술이 어디 있냐고....

남편도 그 동안 어머님에게 쌓인 서운한 마음이 많았는지 근래 들어, 어머님에게 대하는 남편의 태도가 영, 마음에 걸린다.

올해 남편 생일날에도 어머님은 아들의 생일인지도 모른채,  시동생의 치과치료비의 관한 하소연을 남편에게 하셨던 것 같다.

 

하루 입원하는 것뿐인데도 반찬을 걱정하게 되는 게 주부인가보다.

밑반찬 서너가지를 만들어 놓고 퇴원 후, 내가 먹을 미역국을 끓여놨다. 하는 김에 동생네 반찬도 몇 가지 했다.

아침에 작은 딸이 " 엄마, 수술 잘 받아..." 하면서 안아주고 등교를 했다.

남편은 오전 근무만 하고 조퇴를 하기로 했다. 그마저 부담을 느끼는 나는,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아내로 산 것 같다.

밀린 빨래가 없도록 세탁기도 돌리고, 집안 청소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6월 18일까지 제출하는 문창과 과제들을 이 번주내에 다 하려고 했는데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글쓰기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나 자신의 실력을 알게 되면서 서글픔을 느꼈다.

그럼에도 그만 둘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  2학기 등록을 할 건지 말건지를 두고 망설이는 나를 보면서

이 시대의 평범한 주부에게 문학공부는 역시 사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술이 끝나고 회복하고 나면 며칠전에 새로 오픈한 큰 시누의 피자가게도 들러봐야겠다. 남편이 아직도 안 가봤다고 하니.......

 

 

 

 

 

** 방금 병원에서 입원수속 하러 오전중에 한 번 나와야 한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지난번 했던 피검사중에 피가 부족해서, 피검사도 한 번 더해야 한다고 하믄서...

수술은 오후 2시즘에 한다고 하니, 입원 수속 하고 나서 집에 들릴 수 있다고 하니 다녀와서 다시 글수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